"입술 필러 후 멍들고 부어"...부작용으로 '이 암' 발견한 女, 사연은?

입술 필러 맞은 후 멍들고 부어오르는 부작용 겪어...이상하다 여긴 의사 권유로 추가 검사 결과 '만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 받은 여성, "백혈병 증상 인식 더 필요해" 주장

입술 필러를 맞고 멍이 부어오른 부작용으로 인해 병원을 찾았다가 백혈병에 걸린 사실을 알게된 한 여성의 사연이 공유됐다. [사진 출처=백혈병 UK(Leukaemia UK/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 갈무리)
입술 필러를 맞고 멍이 부어오른 부작용으로 인해 병원을 찾았다가 백혈병에 걸린 사실을 알게된 한 여성의 사연이 공유됐다. 이 여성은 자신도 필러 부작용이 아니었으면 백혈병 주요 증상을 전혀 알지 못했을 것이라며 더 많은 사람들이 암 신호를 빨리 알아채고 조기 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당부하고 나섰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최근 보도에 따르면 옥스퍼드셔 반버리에 사는 36세 에디타 주카이테는 지난 4월 입술 필러 주사를 맞은 후 바로 입술이 부어오르며 심한 멍이 생겼다. 이전에도 비슷한 시술을 받은 적이 있지만 그때는 별 탈이 없었다.

간호사이기도 한 에디타는 그의 동료 의사에게 필러 시술을 받았다. 이후 동료 의사는 멍과 함께 부어오른 입술이 걱정된다며 에디타에게 주치의에게 가볼 것을 권유했다. 당시 에디타는 이유없이 살도 빠지고 있는 중이었다. 그는 주치의에게 가서 혈액검사를 받았고, 몇 시간 만에 병원에 바로 가봐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백혈병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에디타는 추가 검사를 통해 만성 골수성 백혈병(Chronic Myeloid Leukemia, 이하 CML)을 진단 받았다. 그는 "입술 필러가 목숨을 구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나는 그 중 한 명으로 필러 부작용이 오히려 감사한 일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멍이 생기지 않았고 주치의를 만나지 않았다면, 병원 방문을 계속 미뤘을 것이다. 백혈병이 더 진행되었을 것이고 아마 치료도 훨씬 더 어려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디타는 "이전엔 백혈병의 징후와 증상에 대해 전혀 몰랐다. 휴가를 앞둔 상태에서 살이 빠지니 좋아하고 있었는데...아마 에너지 음료를 많이 마셔서 피로감도 덜 느낀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백혈병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 더 필요하다. 나처럼 치료가 효과적일 수 있도록 더 많은 사람들이 제때 진단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디타는 백혈병 진단 후 경구 화학요법을 시작했고, 현재는 완치된 상태다. 다만 백혈병의 재발을 막기 위해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한다.

백혈병 4가지 주요증상, 사람들 잘 인식 못하고 응급실에서 진단 받는 경우 많아 

△비정상적인 멍 △비정상적인 출혈 △피로감 △반복적인 감염은 모두 혈액암의 주요 신호들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증상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백혈병 케어(Leukaemia Care)와 백혈병 UK(Leukaemia UK)이 최근 영국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백혈병 증상 인식에 대해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성인 인구 중 6분의 1도 되지 않는 14%만이 이 혈액암의 네 가지 주요 증상을 모두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체들은 "이러한 인식 부족해서 실상 백혈병 진단을 받은 사람 중 3분의 1 이상이 응급실에서 그 사실을 알게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백혈병UK 보고에 따르면 매년 37%의 백혈병 환자가 응급실에서 자신이 백혈병을 앓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이는 다른 암 유형보다 더 높은 비율이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 Acute Myeloid Leukemia, 이하 AML) 환자들은 영향을 더 많이 받으며, 절반 이상이 응급 상황에서 진단을 받는다. 급성 백혈병은 특히 공격적이며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더 중요하다

백혈병은 골수 또는 혈액 속에 종양세포(백혈병 세포)가 생기는 질병이다. 백혈병은 병의 진행에 따라 급성 백혈병과 만성 백혈병으로 구분하며, 급성 백혈병에서 백혈병 세포의 종류에 따라 급성 골수성 백혈병과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으로 나뉜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은 성인의 급성백혈병 중 가장 흔한 형태로서 약 65%를 차지한다.

CML은 골수에서 혈액을 생성하는 조혈모세포에 문제가 생겨 비정상적으로 많은 백혈구가 만들어지는 만성 혈액암의 일종이다. 주로 성인에게 발생하며, 특히 50세 이상에서 흔하다. 주요 원인은 필라델피아 염색체라는 비정상적인 염색체의 형성이다. 이 염색체는 9번 염색체와 22번 염색체의 일부가 서로 바뀌는 염색체 전위에 의해 생긴다. 필라델피아 염색체는 BCR-ABL1 유전자라는 비정상적인 유전자를 만들어내고, 이 유전자는 세포를 과도하게 성장하게 해 암을 유발한다. 주요 증상은 △만성 피로 △체중 감소 △비정상적인 멍 △복부 팽만감 △식욕감소 △발열이나 땀 등이 있다.

AML은 골수에서 생성되는 골수성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급성 백혈병의 한 유형이다. 골수성은 골수에서 유래하는 세포를 의미하며, 이 세포들은 정상적으로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 혈액 세포로 분화돼야 한다. 하지만 AML에서는 이 세포들이 미성숙한 상태로 혈액 속에서 빠르게 증식하고 축적되며, 정상적인 혈액 세포의 생성을 방해한다. '급성'이라는 이름처럼 매우 빠르게 진행되며,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고 악화되기 때문에 치료하지 않으면 수 주 내에 치명적일 수 있다. 주요 증상은 △(빈혈로 인한)피로와 무력감 △(정상 백혈구 수 감소로 인한) 잦은 감염 △(혈소판 감소로 인한)출혈 △멍이나 뼈 통증이다.

2023년에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21년에 우리나라에서는 27만7523건의 암이 새로이 발생한 가운데 그 중 림프구성 백혈병은 1068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0.4%를 차지했다. 골수성 백혈병은 2666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1%에 이르렀다. 림프구성 백혈병은 남녀의 성비 1.3 : 1로 남자에게 더 많이 발생했으며, 남녀 합쳐 연령대별로 보면 60대가 18.5%로 가장 많았고, 70대가 15.6%, 9세 이하에서 15.2% 순이었다. 골수성 백혈병 또한 1.4 : 1로 남자에게 더 많이 발생했고, 60대가 22.0%로 가장 많았고, 70대가 20.4%, 50대가 15.2%의 순이었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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