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크는 주사’로 둔갑한 성장호르몬, 사용 늘며 부작용도 급증
감염·신경장애 등 이상사례 건수 5년 새 3배 증가
시중에 ‘키 크는 주사’로 잘못 알려진 성장호르몬 주사제의 부작용 사례가 급증하고 있어 상시 점검 등 오남용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박희승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성장호르몬 주사 시장은 2019년 1488억5532만원에서 지난해 4444억8870만원으로 3배 가량 증가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약 31%다.
이런 추세 속에 이상 사례 보고도 많아졌다. 성장호르몬 관련 이상 사례 건수는 2019년 436건, 2020년 660건, 2021년 1189건, 2022년 1603건, 2023년 1626건으로 해마다 늘어났다. 5년 새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올해 6월까지만 해도 762건이 발생했다.
주요 이상 사례는 ▲주사 부위 통증·출혈, 주사 부위 타박상 등 전신 장애나 투여 부위 병태 ▲바이러스·비인두염·인플루엔자 등 감염 ▲두드러기·발진·가려움증·홍반 등 피부 및 피하 조직 장애 ▲두통·어지러움·졸림·감각 저하 등 각종 신경계 장애다.
성장호르몬 주사는 성장호르몬 분비 장애, 터너증후군 등으로 인한 소아의 성장 부진, 특발성 저신장증 환자의 성장 장애 등에 처방되는 약이다. 국내에 유통되는 주요 제품으로는 LG화학 ‘유트로핀’과 동아에스티 ‘그로트로핀’, 화이자 ‘엔젤라’ 등이 있다.
이런 주사들을 단지 키를 키우겠다는 목적으로 정상인에게 장기간 과량 투여하면 말단비대증, 부종, 관절통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반드시 허가 사항의 범위 내에서 전문가의 지도에 따라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
박희승 의원은 “성장기 아이들에게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성장호르몬 주사가 오·남용돼서는 안된다”며 “과대광고를 단속하고,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통해 꼭 필요한 이들에게 사용될 수 있도록 식약처가 상시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