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는 쓰레기통에"...우리 뇌에도 쓰레기통 있다, 어떻게?

단백질 노폐물 씻어내는 뇌척수액 통로 존재한다는 영상증거 찾아

인간의 뇌에도 이러한 폐기물 처리 통로 내지 시스템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및 기타 신경장애는 뇌가 유해한 단백질 노폐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발생한다는 점에서 ‘오염된 뇌질환’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베타와 타우 같은 독성 단백질이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고 뇌에 축적돼 발생했다고 설명할 수 있다.

뇌에서 생성된 단백질 노폐물을 뇌척수액(CSF)을 통해 씻어내는 폐기물 처리시스템을 글림프 시스템(glymphatic system) 또는 글림프 경로(glymphatic pathway)라고 부른다. 2012년 생쥐의 뇌에서 처음 발견된 이 별도의 통로는 지금까지 설치류에서만 발견됐다.

인간의 뇌에도 이러한 폐기물 처리 통로 내지 시스템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된 오레곤보건과학대(OHSU)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8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첨단 영상 스캔을 통해 인간 뇌의 동맥과 정맥을 따라 체액으로 채워진 ‘혈관주위공간(PVS)’ 네트워크가 존재함을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연구책임자인 OHSU 의대의 후안 피안티노 교수(소아신경학)는 “뇌의 노폐물 처리에 중요하다고 여겨진 혈관주변공간이 실제 존재한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OHSU에서 뇌수술을 받은 환자 5명에게 뇌척수액과 함께 뇌로 운반되는 추적자를 주입했다. 그리고 자기공명동영상(MRI) 스캔으로 추적자가 뇌 전체에 퍼지는 것을 추적했다.

그 결과 뇌척수액이 뇌의 특정 채널인 혈관주위공간을 따라 이동한다는 영상증거를 찾아냈다. 논문의 주저자인 OHSU의 에린 야마모토 연구원(신경외과)은 “실제로 뇌의 어두운 혈관 주위 공간이 밝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피안티노 교수는 “뇌척수액이 마치 물통에 스펀지를 넣는 것처럼 무작위로 뇌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인간 글림프 경로’를 따라 흐른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 경로가 림프계가 면역계에서 생성된 노폐물을 몸 전체로 배출하는 방식과 유사하게 뇌에서 생성된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향후 연구는 이러한 노폐물 처리 시스템을 개선하는 방법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양질의 수면은 노폐물 처리시스템이 뇌에서 노폐물 단백질을 더 잘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pnas.org/doi/10.1073/pnas.2407246121)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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