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 쟀다가 고혈압 깜짝!?"...팔 '이렇게' 두면 혈압 높게 나온다
혈압 측정시 팔 위치 중요...수축기 혈압 6.5mmHg, 이완기 혈압 4.4mmHg 과대평가
지난해 국내 고혈압 환자 수는 764명을 넘어섰다. 최근 5년 동안 14%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혈압을 잘 관리하는 고혈압 환자는 절반도 안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고혈압 관리의 첫 단계는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다.
그런데《미국의학협회저널 내과학(JAMA Internal Medicin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혈압을 측정할 때 팔을 잘못된 위치에 두면 권장되는 위치에 팔을 놓았을 때보다 측정 수치가 크게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진은 2022년 8월부터 2023년 6월까지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성인 133명을 대상으로 혈압을 측정했다. 18~80세의 참가자들은 무작위로 할당돼 팔을 세 가지 다른 방식으로 위치시킨 상태에서 혈압을 측정했다. 권장되는 표준 관행인 책상에 지지된 상태와 무릎에 지지된 상태, 지지되지 않은 상태로 옆에 매달린 상태였다. 참가자들은 팔을 뻗어 총 12번의 혈압 측정을 받았다.
연구 결과 참가자들의 팔이 표준 임상 지침에서 권장하는 대로 책상에 기대어 있을 때 혈압 수치의 평균은 126/74였다. 반면 참가자들이 혈압을 측정하는 동안 팔을 무릎 위에 올려놓았을 때 평균 혈압 수치는 130/78이었고, 팔을 몸 옆에 늘어뜨렸을 때 평균 혈압 수치는 133/78이었다.
혈압을 측정하는 동안 팔을 무릎 위에 올려놓으면 수축기 혈압 측정값이 3.9mmHg, 이완기 혈압 측정값이 4mmHg 과대평가될 수 있는 것이었다. 또 팔을 옆에 매달면 수축기 혈압 측정값이 6.5mmHg, 이완기 혈압 측정값이 4.4mmHg 과대평가될 수 있었다. 연구진은 “팔을 두 가지 대체 자세로 놓았을 때 그렇게 큰 차이가 있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혈압을 측정하는 동안 팔의 위치와 지지가 적절하지 않으면 고혈압으로 잘못 진단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이로 인해 불필요한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팔이 적절한 위치나 지지를 받지 못했을 때 혈압 측정값이 높게 나오는 데는 여러 가지 생리적 이유가 있다고 추정했다. 심장과 커프가 놓인 위치 사이의 수직 거리가 더 멀면 중력의 힘으로 인해 동맥의 정수압, 즉 벽에 대한 혈액의 압력이 증가해 혈압이 과대평가될 수 있다. 그리고 지지를 받지 못한 팔은 근육 수축으로 이어져 혈압이 상승할 수 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브리검 앤 위민스 병원 고혈압 클리닉의 심혈관 내분비학자이자 공동 전문의인 게일 애들러 박사는 “혈압을 측정하기 전 30분 동안은 흡연, 운동, 카페인, 알코올을 피하고, 심리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좋다”며 “의자에 앉아서 올바른 자세를 취하고 5분 동안 긴장을 풀고, 말하지 말고, 팔을 편안하게 쉬고, 등을 똑바로 세우고, 다리를 꼬지 않고, 발을 바닥에 평평히 두며, 소변을 보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