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빼야 할 사람은 천하태평”... 저체중·정상체중은 체중감소에 집착, 왜?
20대 여성 저체중의 16.2%가 오히려 체중감소 시도
건강한 정상체중인데도 자신의 체형을 비만으로 인식하거나, 저체중 상태에서도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나라 일부 젊은 여성 층에서 이런 경향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반면에 중년에 접어든 사람들은 살이 찌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지만, 살을 빼려는 체중감소 시도율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체중인데 “나는 비만” vs 저체중 상태인데 “다이어트 강화”
질병관리청 연구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2013–2021년)를 토대로 진행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여자 20대(2019–2021년)에서 정상체중 28.3%가 비만 체형으로 인지하고 있었고, 저체중의 16.2%가 오히려 체중감소를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양불량, 빈혈, 골다공증 등의 위험을 높이고, 임신‧출산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살 빼야 할 사람은 “천하태평” vs 저체중-정상체중은 “살 빼야”
건강을 위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반드시 체중감소가 필요한 비만한 사람의 체중감소 시도율은 남자 54.6%, 여자 62.9%(2019–2021년)에 불과했다. 이에 비해 체중 감량이 필요 없는 저체중 또는 정상체중의 체중감소 시도율이 여자 20대에서 높았다. 2019–2021년에는 46.0%나 되어 절반 정도의 20대 여성이 체중 조절에 과도한 신경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작 살을 빼야 할 사람은 빼지 않고 오히려 저체중-정상체중인 사람들이 다이어트를 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나이 더 젊고, 교육수준 높을수록... 체중감량 적극 시도
저체중 여성이 스스로 비만이라고 여기는 비율은 2019–2021년 1% 미만이었지만,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비율은 9.3%였다. 여성이 남성(4.5%)에 비해 2배 높게 체중감소를 시도하고 있었다. 특히 여성 20대의 체중감소 시도율은 16.2%로 남녀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나이가 더 젊을수록,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스스로 비만으로 인식하는 경우 체중감량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이어트 방법으로 유산소 운동, 스트레스 조절, 고위험 음주 및 에너지·지방 과잉섭취 자제 등을 시도하고 있었다.
“왜 우리나라가 특히 심해?”... 불필요한 다이어트 조장하는 사회 분위기 바꿔야
20대 여성의 경우 자신의 체중이 비만이 아닌데도 비만 체형으로 인지하는 비율이 높다. 이는 마른 체형을 선호하여 무분별한 체중조절을 유도하는 사회문화적 분위기로 인해 자신의 체형을 과대 인식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외국보다 우리나라에서 특히 더 높게 나타났다.
자신의 체중을 과체중 또는 비만으로 인식하는 정상체중 여성의 경우 운동이나 식이조절보다는 다이어트약 복용 등을 이용해 다이어트를 시도하고 있다. 이는 체중이 다시 늘면 혈압, 지질수치, 혈당 및 인슐린 등이 지나치게 상승하여 심혈관계에 악영향을 미친다. 또 임신 전 저체중은 반복성 유산 등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가임기 여성의 불필요한 다이어트를 유도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