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100세 살거라더니"...수명에 한계, 기대수명 100세 안될 것

20세기 10년마다 3세씩 ↑…지난 30년간 선진국 기대수명 6.5세 ↑

미국을 제외한 지역의 평균 기대 수명은 6.5세밖에 증가하지 않았다. 미국은 오히려 기대 수명이 감소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20세기 급속하게 증가하던 인류의 기대수명이 지난 30년간 둔화하고 있다는 새로운 분석 결과가 나왔다. 7일(현지시간) 《네이처 노화(Nature Aging)》에 발표된 미국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영국 가디언이 보도한 내용이다.

공중 보건과 의학의 발전은 20세기 장수 혁명을 가져왔다. 지난 2000년 동안 평균 기대수명은 1세기 또는 2세기마다 1세씩 증가했다. 그러다 20세기 들면서 10년마다 3세씩 급증했다.

일부 연구자들은 이러한 급격한 수명 연장 추세를 추정해 2000년 이후에 태어난 대부분의 사람들이 100세까지 생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1990년 미국 일리노이대 스튜어트 J 올샨스키 교수(역학 및 생물통계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생물학적으로 인간 수명은 약 85세에 해당하는데 이미 그 한계에 도달했다고 주장하며 이러한 전망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샨스키 교수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위해 1990년부터 2019년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기 전까지 장수인구가 가장 많은 10개 지역의 통계를 조사했다. 미국, 스웨덴, 스위스, 스페인, 이탈리아, 일본, 프랑스, 한국, 호주 9개국과 홍콩이었다.

그 결과, 이들 지역의 기대수명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을 제외한 지역의 평균 기대 수명은 6.5세밖에 증가하지 않았다. 미국은 오히려 기대 수명이 감소했다.

연구진은 이들 지역에서 “100세까지 생존율은 여성의 경우 15%, 남성의 경우 5%를 초과할 가능성이 없다”며 “이는 생물학적 노화 과정을 현저히 늦추지 않는 한 금세기에 급진적인 인간 수명 연장은 불가능함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또 이들 지역에서 최근 태어난 아기가 100세까지 살 확률이 여아는 5.3%, 남아는 1.8%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했다.

올샨스키 교수는 20세기 들어 공중 보건과 의학의 발달로 과거에 비해 수명이 수십 년의 늘었지만 이러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세기 전 장수게임은 영유아와 가임기 여성의 수명을 늘림으로써 그 효과가 배가됐지만 현재의 장수게임은 60대~90대 노인들의 생명을 연장해야 하기에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장수혁명을 이룩하려면 많은 질병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인 노화를 늦추는 근본적인 새로운 치료법이 필요하다는 것.

2000년 미국 앨라배마대 버밍엄캠퍼스(UAB)의 스티븐 오스태드 교수(건강노화학)는 올샨스키 교수와 내기에서 인류 최초로 150세까지 살 사람이 이미 태어났다는 쪽에 돈을 걸었다. 복리 이자 덕분에 내기가 끝날 무렵 승자나 그의 후손은 수백만 달러를 벌게 될 것이다.

오스태드 교수는 “기대 수명을 다시 가속화하려면 질병 예방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거의 모든 질병의 원인이 되는 노화의 근본적 생물학적 과정을 연구하고 치료법을 모색하는 제로사이언스(geroscience)의 발전이 임상에도 적용되기 시작했다”면서 “기대 수명 증가 둔화에 대한 연구진의 분석을 신뢰하는 만큼, 이번 세기 남은 기간 동안 계속해서 점진적인 둔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연구진의 예측은 시기상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참고로 2023년 발표된 한국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1970년 62.3세에서 2010년 80.2세로 40년간 기대수명이 20세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2022년 기대수명은 82.7세로 소폭만 늘면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3587-024-00702-3)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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