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이것' 노출되면...뇌 발달 5개월 늦어진다
대기 오염에 노출된 시간 늘어나면 뇌 발달 5개월 이상 지체돼
엄마 배 속에 있을 때를 포함해 어린 시절의 대기 오염은 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환경 연구(Environmental Research)》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임신과 유년기에 미세먼지(PM2.5)와 질소산화물(NOx)과 같은 오염 물질에 노출되면 뇌 백질의 미세 구조가 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질은 다양한 뇌 영역을 연결하는 데 필수적인 뇌 구조로 이러한 효과 중 일부는 청소년기에도 지속된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글로벌 건강 연구소 (ISGlobal) 연구진은 가족이 거주하는 지역을 기준으로 임신 과 유년기 동안 어린이가 노출된 14가지 대기 오염 물질에 대한 추정치를 산출했다. 연구진은 어린이 1314명을 대상으로 10세 때와 14세 때 두 차례에 걸쳐 뇌 스캔 데이터를 분석해 백질 미세 구조의 변화를 평가했다.
연구 결과 미세먼지(PM2.5)와 질소산화물 (NOx)과 같은 오염 물질에 노출되면 백질 발달에 차이가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임신 중에 PM2.5에 더 많이 노출되고, 유년기에 PM2.5, PM10, PM2.5-10, NOx에 더 많이 노출되면 분수 이방성(FA) 수치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수 이방성(FA)은 물 분자가 뇌 내에서 확산되는 방식을 측정하는 지표이다. 더 발달된 뇌에서는 물이 한 방향으로 더 많이 흐르고, 이는 더 높은 분수 이방성 값으로 이어진다. 특히 대기 오염에 노출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분수 이방성 발달이 5개월 이상 늦어졌다. 이러한 영향은 청소년기까지 지속돼 뇌 발달에 장기적 영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저자인 미셸 쿠스터스 박사는 “낮은 분수 이방성은 신경 섬유의 구조나 포장의 변화라기보다는 신경 주위에 형성되는 보호 덮개인 미엘린의 변화로 인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며 “대기 오염 물질이 미엘린에 영향을 미치는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불분명하지만, 작은 입자가 뇌에 도달하거나 입자가 폐로 들어와 염증 반응이 유발되는 것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동물 연구에서 확인된 결과에 따르면 이 과정은 신경 염증, 산화 스트레스, 궁극적으로 신경 세포 사멸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일부 오염 물질은 평균 확산도(MD)라는 백질의 또 다른 측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확산도는 일반적으로 뇌가 성숙함에 따라 감소한다. 임신 중 미세 입자(PM2.5)의 실리콘과 같은 오염 물질에 더 많이 노출되면 처음에는 평균 확산도가 더 높았지만, 아이들이 나이가 들면서 더 빠르게 감소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는 대기 오염의 특정 영향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완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라며 “임산부와 어린이를 위해 대기 오염을 공중 보건 문제로 다뤄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