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차병원, 꺾이는 담도용 스텐트 개발
권창일 교수·엠아이텍 공동 연구... "음식물 역류 방지"
국내 연구진이 스텐트의 일부가 자유 자재로 꺾이는 담도용 스텐트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7일 분당차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권창일 소화기내과 교수와 문종필 엠아이텍 수석연구원 공동 연구팀은 장기 굴곡에 따라 변형이 가능한 담도용 금속 스텐트를 개발했다. 이 스텐트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 허가 승인을 받아 임상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담도는 간에서 생성된 담즙을 십이지장으로 흘려보내는 소화기관이다. 담석이나 암, 종양 등이 막히면 담도용 스텐트를 삽입해 담즙이 십이지장 쪽으로 정상적으로 흐를 수 있게 해 음식물의 소화를 돕는다.
기존 소화기 스텐트는 폐쇄된 부위를 확장하기 위해 모두 일자형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전신상태가 좋지 않아 누워지내는 환자에게 적용했을 때, 십이지장 내 음식물이 담도로 역류할 가능성이 높았다. 음식물이 역류하면 담도염이 빈번하게 생기며 흐르는 담즙과 섞여 담도 결석 등을 형성해 조기에 스텐트 폐쇄를 유발할 수 있는 문제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십이지장으로 유입된 음식물과 섞여 있는 위산에 의해 스텐트 항역류 밸브가 손상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기존 스텐트에 밸브를 부착하지 않고 담즙이 배액 되는 방향을 십이지장 하부로 조절해 음식물이 역류되는 것을 막고자 새로운 스텐트를 설계했다.
연구는 5년간 이어졌으며, 인간과 크기가 비슷한 동물 실험을 통해 해당 스텐트 착용 때 음식물 역류를 막아주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최종 기능 보완에 성공해 식약처 판매 승인을 받았다.
권창일 교수는 "신규 스텐트는 담도 폐쇄 환자에서 십이지장 음식물이 계속 역류돼 스텐트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환자들에게 맞춤형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오늘 11월부터 자주 음식물이 역류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항역류 기능이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지 보기 위한 추가 연구를 국내 7개 대학병원에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