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으로 베트남 동물원서 맹수 떼죽음
감염된 닭 사료가 원인으로 추정
미국에서 동물과 접촉하지 않는 사람이 조류독감에 걸려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에서는 조류독감으로 호랑이와 사자가 떼죽음을 당했다.
베트남 통신(VNA)의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 남부 동물원에서 호랑이 47마리, 사자 3마리, 표범 1마리가 H5N1 조류독감 바이러스에 의해 죽었다. 사망 사고는 8월과 9월에 롱안성의 사립 미퀸 사파리 공원과 호치민시 근처 동나이의 부온소아이 동물원에서 발생했다. VNA은 동물과 밀접하게 접촉한 동물원 직원 중 호흡기 증상을 경험한 사람은 없다고 전했다.
국립 동물 건강 진단 센터의 검사 결과에 따르면 동물들이 H5N1 A형 바이러스로 죽었다. 베트남 보건부는 죽은 호랑이에서 채취한 샘플 두 개에서 조류독감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동물원 관계자를 인용해 죽은 동물들이 감염된 닭의 고기를 먹고 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크며 닭의 출처를 추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2년부터 H5N1을 포함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인한 포유류의 치명적인 유행병 보고가 증가하고 있다. 2004년에는 태국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호랑이 사육 농장에서 수십 마리의 호랑이가 조류독감으로 죽거나 살처분됐다.
또 H5N1 감염은 인간에게 경미한 것부터 심각한 것까지 다양하며, 어떤 경우에는 치명적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베트남은 3월에 WHO에 이 바이러스로 인한 인명피해 사례를 통보했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올해 14개 주의 약 200개 유제품 무리에서 조류독감이 발견됐다. 지난달 미주리주의 보건 당국은 입원한 환자가 젖소나 다른 동물과 접촉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조류독감에 감염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