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다음 먹거리, 우주에서 찾는다?

김규성 인하대병원 교수 “우주헬스케어로 눈 돌려야”

김규성 인하대 우주항공의과학연구소장은 헬스케어 산업의 미래 먹거리가 '우주 헬스케어'에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장자원 기자.

“불과 100년 전까지 하늘은 누구의 소유도 아니었지만, 지금은 영토의 개념으로 완전히 편입됐죠. 우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민간인의 우주여행이 가능해진 현 시점에서 ‘우주 헬스케어’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져야 합니다.”

김규성 인하대 우주항공의과학연구소장(인하대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은 4일 ‘국제 병원 및 헬스테크 박람회(KHF 2024): 디지털 헬스케어 서밋’에 연자로 나서 헬스케어 산업의 미래 먹거리로 우주 헬스케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소장은 2018년부터 인하대 우주항공의과학연구소를 이끌고 있으며, 지난해까지 한국항공우주의학협회장을 맡은 우주의학 전문가다. 김 소장의 연구소는 고중력장비, 무중력모사장비, 기압조절장비 방사선 조사장비 등을 보유하며 국내 우주의학을 선도하고 있다.

김 소장은 “우주의학은 일종의 극한 환경의학”이라며 “우주라는 극한 환경에서 의학을 적용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를 검증하는 것이 우주의학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우주에서 헬스케어가 필요한 이유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우주에서 5대 위해요소로 △우주방사선 △중력 △외부 위험환경 △고립 △지구와의 거리 등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런데 최근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 X’가 민간인 네 명을 태우고 우주여행에 성공하며 우주의학의 확장 가능성이 생겼다.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우주 비행사들을 대상으로 연구하던 ‘우주의학’에서 민간인을 대상으로 하는 ‘우주 건강(헬스케어)’으로 개념을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 김 소장의 설명이다.

김 소장은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우주 환경은 지구와 멀리 떨어진 폐쇄적인 환경이라는 점에서 의료 자급자족이 필요하다”며 “한국은 7대 우주 강국이라고 자부하면서도 우주 건강 관련 논의가 거의 진행되고 있지 않다. 우주를 ‘우리의 공간’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에 따르면 현재까지 우주 헬스케어는 ‘질병 모니터링’을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다. 제한적인 공간에서 건강상 문제가 생겼을 때 검진이나 수술이 어렵기 때문에, 실시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심각한 문제를 예방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우주 헬스케어, 일상과 동떨어진 문제 아냐"

김 소장은 우주 헬스케어가 헬스케어 산업 전반의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상과 동떨어진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전자레인지의 사례를 생각해보면 간단하죠. 좁은 우주선 안에서 불을 사용해 음식을 조리하면 위험이 너무 크다고 봤던 NASA가 전자레인지의 초기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듯이,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헬스케어의 발전은 결국 소비자 모두에게 진보를 가져올 겁니다.”

현재 환자의 정밀 검사에 사용하는 자기공명영상(MRI) 역시 대표적으로 우주 과학에서 출발한 의료 기술이다. MRI는 아폴로 우주선이 촬영한 달 사진의 선명도를 높이기 위한 기술로 처음 개발됐지만, 현재는 병원의 영상의학과에서 반드시 필요한 장비가 됐다.

김 소장은 우주 헬스케어 영역에서 고민하고 있는 것 중 일상의 변화를 가져올 기술로 “우주에서 수면 문제나 화장품 사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 체온보존 기술, 산소공급 기술” 등을 제시했다.

    장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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