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대머리"...머리카락 80% 쑥쑥 빠진 20대女, 이유 봤더니
코로나19 8번 겪고...장기 후유증으로 탈모 나타나
영국에 사는 한 여성이 코로나19에 무려 8번 감염된 후 탈모를 겪고, 지금은 대머리라는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 웨일스 뉴포트에 사는 23세 여성 리디아 몰리는 지난해 11월부터 머리카락이 가늘어 지고 쉽게 빠지는 걸 느꼈다. 그는 “머리를 빗을 때마다 머리카락 뭉치가 나왔다”라고 했다.
올해 1월 탈모 증상이 더욱 심해지자 병원을 찾은 몰리는 면역 체계가 모낭을 공격해 탈모가 진행되는 ‘원형 탈모증’을 진단받았다. 그는 원형 탈모증 진단을 받은 지 5개월 만에 머리카락의 80%를 잃었다.
의료진은 원형 탈모증의 원인에 대해 스트레스라고 판단했으나 평소 스트레스를 잘 받지 않는다는 몰리는 자신의 탈모 증상이 코로나19 후유증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실제로 몰리는 2020년부터 지금까지 코로나19에 8번 감염됐다.
그는 “여러 번 코로나19를 앓은 후 면역 체계가 계속해서 약해진 것 같다”라며 “지난해 11월 말 8번째로 코로나19에 걸렸고, 그 후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탈모 이후 외모 자신감을 잃은 몰리는 남아있는 머리카락을 기부하기 위해 삭발을 한 후 오히려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게 됐다. 그는 “대머리에 완벽하게 화장을 한 모습이 훨씬 더 여성스럽게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몰리는 현재 대머리지만 들쭉날쭉 머리카락이 조금씩 다시 자라고 있으며, 그는 여러 가발을 착용하며 외출을 즐기고 있다.
코로나19 후유증으로 머리카락 빠질 수 있어
몰리가 추측한 바와 같이 탈모는 코로나19 장기 후유증(롱코비드)으로 나타날 수 있는 증상 중 하나다. 코로나19 감염자 중 10% 가량은 감염 후 4주~12주가 지나도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이런 롱코비드 증상으로는 탈모를 비롯해 피로감, 전신무력감, 발열, 기침, 호흡곤란, 가슴통증, 심장 이상 박동, 사고력·집중력 저하(브레인 포그), 두통, 수면장애, 후각 이상, 우울증, 설사, 복통, 관절통·근육통, 발진, 월경 주기의 변화 등이 있다.
특히 여성이 남성에 비해 롱코비드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연령대가 낮을수록 위험이 높았다. 이 밖에도 △흡연 또는 과거 흡연 경력 △과체중·비만 △만성폐쇄성폐질환, 섬유근육통, 우울증 등의 합병증 등이 롱코비드의 위험 요인으로 제시됐다.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사람의 원형탈모증 발병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두 배 가량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전북대 의대 김종승 교수팀이 코로나19 환자 25만9369명과 감염되지 않은 대조군 25만9369명의 원형탈모증, 전체탈모증 발생률(특정 기간에 새롭게 질병이 발병한 비율) 등을 비교해 도출한 결과다.
인구 1만 명당 원형탈모증 발생률은 코로나19 환자에서 35.94명이었고, 대조군 19.43명에 비해 두 배 가량 높았다. 인구 1만 명당 전체탈모증 발병 비율은 코로나19 환자에서 7.24명이었는데, 대조군 4.18명보다 역시 두 배가량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모낭 자가 항원 간의 항원 분자 모방 등을 코로나19에 의한 원형탈모증의 원인으로 꼽았다. 연구팀은 “심리적 스트레스 같은 환경적 요인도 팬데믹 기간에 원형탈모증 발병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지만, 코로나19가 원형탈모증 발병에 일정 부분 역할을 했음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약물 복용, 스테로이드 주사 등으로 원형 탈모 치료 가능
다양한 크기의 원형 또는 타원형의 탈모가 발생하는 원형탈모에 대한 치료는 경구약을 복용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에 더해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와 면역요법 등을 시도해볼 수 있다.
더불어 평소 생활 습관을 개선하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두피와 모발의 청결이 중요하지만 너무 자주 감으면 자극이 될 수 있으므로 저녁에 한 번 하루 동안의 노폐물을 씻어 주도록 한다. 머리를 감은 후에는 너무 뜨겁지 않은 바람으로 두피를 꼼꼼하게 잘 말려주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