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10년차 맞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성과 ‘지지부진’ 왜?
간호계, “간호인력 배치 수준 향상 필요” 지적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도입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 수가 둔화하는 등 시범사업이 지지부진한 모양새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 간호 및 간병 인력의 근로 조건을 개선하고, 적절한 인력 규모를 확보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날선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30일 ‘간호법 제정 이후의 과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말하다’를 주제로 열린 국회 토론회에 참석한 현장 근로자들은 이 같은 의견을 내놨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적정 간호사 배치를 통해 간호체계 '팀'을 구축하는 총체적인 전문 간호 서비스로서, 입원 환자들의 간병비 부담을 줄이고 간호사에 의한 질 높은 의료서비스와 안전한 병원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포괄 간호 서비스 시범사업’이란 이름으로 첫 삽을 떴다. 이후 2015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시범사업으로 전환됐다.
문제는 이러한 통합서비스가 도입된 지 10년이 흘렀지만 전체 병상의 약 30%만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규민 청구성심병원 간호부장은 “간호사 중심의 전문적인 간호 서비스 제공을 통해 입원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고, 제공인력의 만족도 및 이직률 개선효과, 환자만족도 및 환자결과 등 시범사업의 긍정적 성과를 확인했다”면서도 “2015년 제도 도입 이후 참여 기관 수가 초기 급증 추세에서 점차 둔화하고 있다. 늘어나는 돌봄 수요에 대응하고, 질 높은 간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문제점을 개선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간호부장은 간호사 배치 기준을 상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간호부장은 “올 7월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개정됐지만 여전히 문제점이 있다. 정부는 급성기 병동에서 간호사 배치 상향 없이 간병 기능 강화에만 초점을 맞춰 간호조무사 배치 기준을 상향했다”며 “간호사 배치는 전혀 움직이지 않고 간호조무사 배치만 올린 것은 적정성이 결여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기준은 간호사 1인당 환자 8명을 담당하게 돼 있지만 실제로는 간호사 1명이 환자 14명을 맡고 있는 곳도 있다”며 “이는 배치 기준보다 30%가량 많은 환자를 담당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꼬집었다.
오선영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정책국장도 간호사 대 환자 비율을 명확히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국장은 “현재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내 간호 인력 확보 기준은 시범사업 설계 당시 간호 인력의 연간 근무일수를 227일로 정했을 때 기준”이라며 “이 수치는 10년이 지난 지금의 현실과 맞지 않다. 현재 간호사의 연간 평균 근무일수가 더 줄어들고 있는 상황인데, 이를 고려했을 때 인력 배수를 상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 간호사 인력 부족은 배출되는 간호사 수가 적어서가 아니다. 간호대 정원은 2007년부터 매년 700명씩 늘어서 1만5000명이던 입학정원이 지난해 2만8000명에 달한다”며 “간호사 수급 불균형의 근본 원인은 간호사 임금과 간호사 배치 수준 등 지역 간 의료기관 간 격차로 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