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자살 상담 전화 걸면...위치 추적 바로 된다"

휴대전화 통신사에게 발신자 위치 근사치 제공 의무화

미국은 점점 더 늘어나는 자살 방지를 위해 미국 전역 어디에서나 세 자리 전화번호 ‘988’을 누르면 전화와 문자, 온라인으로 위기 상담을 제공하는 ‘988 자살과 위기 생명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자료사진)[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의 자살상담전화인 988로 전화를 건 발신자의 위치를 근사치로 파악해 가까운 지역위기센터로 안내해주는 기술이 도입될 예정이라고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2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점점 더 늘어나는 자살 방지를 위해 미국 전역 어디에서나 세 자리 전화번호 ‘988’을 누르면 전화와 문자, 온라인으로 위기 상담을 제공하는 ‘988 자살과 위기 생명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연중무휴 24시간 운영되며 전국 200개 이상의 지역 위기센터와 연계된 이 번호로 전화를 걸면 지금까지는 발신자의 지역번호만 파악이 가능했다.

미국 연장정부는 주요 휴대전화 통신사들이 이제 988 발신자를 지역 번호 대신 위치를 기반으로 988 전화를 지역 정신건강 서비스와 연결시켜주는 기술을 확보했다고 24일 발표했다.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약물남용정신건강서비스국(SAMHSA)의 미리엄 델핀-리트몬 국장은 “988의 목표는 정신 건강 또는 약물 사용 위기에 처한 사람들이 24시간 연중무휴로 무조건적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며 “지역사회의 서비스 및 자원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지역 센터에 발신자를 연결하면 치료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과 T모바일은 지난주부터 발신자의 지리적 위치를 파악해 최적의 통신경로를 설정해주는 ‘지오라우팅(georouting)’ 기술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완전히 구현되면 변경 사항은 988 라이프라인에 대한 모든 무선 통화의 약 절반에 적용된다. AT&T도 앞으로 몇 달 안에 이 절차를 시작할 계획이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다음 달 모든 무선 통신업체가 988 통화에 지오라우팅을 사용하도록 하는 규칙에 대해 투표할 예정이다. 새 규칙이 최종 채택되면 전국적 통신서비스 제공업체는 30일 이내, 소규모 통신서비스 제공업체는 2년 이내에 이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

FCC의 제시카 로젠워셀 위원장은 “위기 상황에서는 매 순간이 중요하며, 특히 정신건강 지원이 필요한 사람이 도움을 구할 때는 더욱 그렇다”며 “지오라우팅은 988 전화 응답자에게 발신자가 필요한 곳에서 필요한 도움을 받게 해준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SAMHSA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988은 출범 이후 2년 동안 1000만 건 이상의 전화, 문자, 채팅을 받았다.

FCC의 새 규정은 문자 메시지가 아닌 지오라우팅 통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오라우팅은 발신자의 정확한 위치를 제공하는 지오로케이션(geolocation)과 달리 근사치의 위치만 파악하는 기술이다. 로젠워셀 위원장은 “더 이상 수백 마일 떨어진 위기 센터에 불필요하게 988 전화와 메시지를 보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생명을 구하는 이 자원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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