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스텐트 환자, 다른 수술 때 아스피린 끊어도 안전"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사망·혈전증 등 큰 차이 없고 출혈은 오히려 감소

스텐트는 철로 만들어진 금속 튜브로 혈관 내부를 벌려 혈액이 잘 통하도록 돕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관상동맥 중재 시술을 받은 지 1년 이상 지난 협심증·심근경색 등 관상동맥질환자가 암·무릎·고관절 등 비심장 수술을 받을 때 아스피린 복용을 일시 중단하더라도 별 문제 없이 안전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안정민·강도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팀은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비심장수술을 받기 전후 일시적으로 아스피린 복용을 중단한 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아스피린을 지속적으로 복용한 환자와 비교해 사망·심근경색·혈전증·뇌졸중 등 발생률에 큰 차이가 없었으며 오히려 출혈은 감소했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스텐트를 삽입해 좁아진 혈관을 넓히는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시행한다. 이때 스텐트를 삽입한 부위에 혈전(피떡)이 생기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항혈소판제인 아스피린을 복용한다.

아스피린이 혈액을 묽게 하는 역할을 하다 보니 내시경치료, 암 수술 등 다른 질환으로 수술 받을 때 출혈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다른 수술 전후 아스피린 복용 여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실정이었다.

연구팀은 2017~2024년 한국, 인도, 터키 등 3개국 30개 기관에서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받고 1년 이상 지난 환자 926명의 데이터를 추출했다. 이 환자들은 모두 중재시술을 받은 후 비심장수술을 받았다.

그런 뒤 비심장수술을 받기 전후 지속적으로 아스피린을 복용한 집단 462명과 비심장수술 5일 전부터 아스피린을 비롯한 모든 항혈소판제 복용을 중단한 집단 464명으로 나눠 치료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수술 5일 전부터 수술 후 30일간 사망·심근경색·혈전증·뇌졸중 등 발생률이 아스피린 복용 집단에서 0.6% 발생했다. 반면 아스피린 복용 중단 집단에서는 0.9% 발생해 두 집단 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집단 모두 혈전증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주요 출혈 발생률도 두 집단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다만 경미한 출혈은 아스피린 복용 집단에서 14.9% 발생해 아스피린 복용 중단 집단 10.1%에 비해 더 자주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민 교수는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받은 환자에게 비심장수술을 시행할 때 아스피린 복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부족한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아스피린 복용을 중단해도 안전하다는 중요한 연구결과를 얻었다"며 "다만 환자 임의로 약물 복용을 중단하기보다, 전문의와 충분한 상의를 통해 약물 중단을 결정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임종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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