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했는데 뇌 퇴행"...한 살배기가 18세 전에 죽는다는 '이 병' 걸려, 무슨 일?
다리 절뚝거리더니 말하는 능력까지 저하...소아 치매 진단받아
소아 치매에 걸린 한 살짜리 아기 벨라에 대한 사연이 전해졌다. 첫돌까지 다섯 개의 단어로 이뤄진 문장을 만드는 등 똑똑한 아기었으나 다리를 절뚝거리는 증상이 나타난 후 많은 것이 달라졌다는데...,
최근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호주 선샤인코스트에 사는 한 살짜리 아기 벨라는 소아 치매 진단을 받았다. 벨라의 어머니는 지난 6월 집 근처 공원에서 놀다가 아이가 다리를 절뚝거리는 모습을 발견했다. 이상함을 느낀 부모는 아기를 병원에 데려가 엑스레이를 찍었으나 골절, 염좌 등 흔적을 찾지 못했다.
원인을 알 수 없자 벨라의 부모는 하루 동안 벨라의 상태를 지켜보기로 결정했지만 증상은 악화했다. 다리 절뚝거림은 더 심해졌고 고통스러운 듯한 근육 경련도 발생했다. 아기의 몸 왼쪽 부위는 힘도 빠졌다.
결국 부모는 벨라를 더 큰 병원으로 데려갔다. 신경과 전문의들은 벨라를 신속히 입원시킨 후 24시간 동안 지켜봤다. 이들은 벨라가 신경계에 영향을 주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라 판단하고 MRI, 혈액 검사, 유전자 검사 등을 진행했다. 하지만 어떤 검사에서도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
그사이 벨라의 기력은 점점 쇠약해졌고 영양분도 튜브로 공급받았다. 절뚝거리는 모습이 나타난지 2주 만에 벨라는 예전 모습을 잃었다. 벨라의 부모는 “첫돌 때 다섯 단어를 문장으로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똑똑했고 다른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는 사교적인 아이였다”며 “예전 벨라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건강이 계속 나빠지자 결국 벨라는 호주 서쪽에 있는 병원까지 옮겨졌고 그곳에서 소아 치매로 진단받았다. 의료진들은 “벨라가 치매의 다른 용어인 신경학적 퇴행성 장애를 앓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고 분석했다.
현재 벨라는 어떤 유형의 치매를 앓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시 한번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자세한 결과는 11월에 나올 예정이다. 벨라의 부모는 “벨라가 아플 때마다 몸 상태가 급격히 악화하기 때문에 현재 집을 팔고 병원과 가까운 곳으로 이사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고 말했다.
전 세계 70만 명 소아 치매 환자...과거 습득한 능력 점점 잃고 대부분 10세 전에 사망
치매는 어린이들과 거리가 먼 병이라 여겨지지만 전 세계적으로 소아 치매 환자는 약 70만 명이 있다. 소아 치매를 연구하는 호주 플린더스대(Flinders University) 의대 킨 헴슬리 교수는 “약 70만 명의 어린이가 소아 치매를 앓고 있다”며 “매년 약 5만 명이 소아 치매를 일으킬 수 있는 유전병을 갖고 태어난다”고 말했다.
소아 치매는 노인의 치매와는 원인이 다르지만 특징은 비슷하다. 소아 치매에 걸린 아이들도 뇌가 손상돼 말하기, 걷기, 기억, 추론 등 과거 습득한 모든 기술과 능력을 점점 잃는다. 소아 치매 진단을 받은 어린이의 약 50%는 10세 전에 사망한다. 나머지도 18세를 넘기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DNA 돌연변이가 원인?...완치 어려운 소아 치매, 아이 상태 잘 살펴야
대부분의 소아 치매는 DNA 돌연변이로 발생해 각종 희귀 유전병으로 이어져 발생한다. 소아 치매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열성 유전병은 두 가지다. 산필리포증후군A형과 니만-피크병이다. 산필리포증후군은 글리코사미노글리칸이라는 물질이 쌓이고 소변으로 과하게 배설되면서 치매를 일으키는 병이다. 니만-피크병은 상염색체 열성 유전에 의해 발생하는 병으로 보행 장애, 학습 능력 저하 등 증상을 보인다.
소아 치매는 유전자 대체, 유전자 변형 세포치료 등의 방법이 쓰이지만 완치가 어렵다. 치료법과 약도 다양하지 않은 편이다. 소아 치매가 빠르게 진행되기 전에 부모가 아이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비정상적인 안구 움직임, 보행 장애, 학습 능력 저하 등 발달 능력이 더디다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