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벌레처럼 뭘 입는거야?"...몸 압박해 꿀잠 잔다? 뭔가 봤더니
틱톡에서 유행 중인 '어른 포대기'...머리부터 발끝까지 감싸고, 태아 자세로 누운 채로 애벌레처럼 뒹굴면 잠 잘온다 주장
잠 잘자는 묘책, 애벌레가 되어라?
천으로 몸을 감싼 후 잠자리에 드는 새로운 수면법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아기를 천에 감싸는 것처럼 자신의 몸을 감싸는 방식으로 마치 애벌레를 연상케 한다.
틱톡에서는 신축성 있는 천에 몸을 구겨 넣고 잠자리에 드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렇게 몸을 감싸고 자면 불안 완화, 자세 개선, 깊은 수면 등 건강상의 이점을 제공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감싸고, 태아 자세로 누운 채 부드럽게 흔들리거나 굴러다니면 잠을 잘 자게 돕는다는 것.
이 트렌드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몸을 천으로 감싸는 자체가 피부 깊숙한 층의 촉각 수용체를 자극해 긴장을 풀어준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특정 신경 세포가 활성화되면 평온한 느낌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긴하다. 한 여성은 이 자세를 통해 오랜 불면증을 해결했다고 주장했다.
실상 이 아이디어는 일본의 전통 치료법인 '오토나마키'에서 유래된 것으로 여겨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오토나마키는 직역하면 '어른 포대기'로, 사람들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큰 천으로 감싸는 방법이다. 원래 산후 재활 치료의 일환으로 개발됐다. 출산 후 산모의 신체 유연성 개선과 근육 이완, 관절 통증 완화 목적에서 일반적인 신체적 긴장 완화 및 유연성 개선을 위한 방법으로 그 개념이 확장됐다.
'어른 포대기'는 '깊은 압박 터치(DTP, Deep Touch Pressure)' 원칙에 따른다. 단순한 무게가 아니라 부드럽지만 깊은 압박을 통해 몸에 전달되는 촉각 자극을 의미한다. 이 DTP는 신경과학자인 진 아이레스가 1970년대에 제시한 감각 통합 이론(Sensory Integration Theory)에서 기인한다. 신체가 외부 자극을 처리하고 그에 적절히 반응하는 방법을 연구한 이론으로, 깊은 압박 터치가 특정 신경계 반응을 유도해 감각 과부하나 불안증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DTP를 통해 심신을 안정시키고 감각 과민 반응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처음으로 시사한 연구였다.
DTP가 불면증을 해결한다는 과학적 증거 아직 없어
미국 버지니아 커먼웰스 대학의 DTP 전문가인 스테이시 레이놀드 박사는 뉴욕 타임스에 "터치와 각성의 연관성은 잘 알려져 있다"며 "우리의 피부와 근육, 관절 주변에는 가벼운 터치나 더 깊은 터치에 반응하는 수용체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가벼운 터치, 예를 들어 간지럼이나 피부 위를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감각은 주로 경계와 각성을 유발하는 반면, 깊은 터치 수용체는 더 진정된 효과를 유발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스테이시 박사는 "이 DTP가 불면증을 해결 할 만큼의 과학적 증거는 아직 없다"며 "실제로 밤에 더 나은 수면을 돕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소규모 연구에서 무거운 담요, 즉 더 밀도가 높은 충전재가 있는 담요가 더 편안한 밤잠을 돕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일부 증거가 있을 뿐이다.
2020년 연구 리뷰에 따르면 무거운 담요를 사용하는 것이 불안감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무거운 담요 아래에 누워 있는 것은 포대기 천에 단단히 감싸이는 것과는 다르지만, 포대기로 인해 움직일 수 없는 상태는 유사한 이완감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