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에 꽃피운 한국인 의사 헌신...임현석 원장 '아산상' 수상

부부 함께 24년간 40만명 환자 돌봐...무의촌 진료활동도 병행

임현석 베데스다 메디컬센터 원장(왼쪽)이 우간다 저소득층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아산사회복지재단 제공]
누구나 한 번쯤 '봉사하는 삶'을 꿈꾸기도 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더 큰 희생을 감내해야 하기에 실천에 옮기기는 어려운 일. 의료환경이 열악한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24년간 우직하게 소외된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한국인 부부 의사의 봉사정신이 훈훈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이 주관하는 올해 제36회 아산상 수상자에 임현석 베데스다메디컬센터 원장(59)이 선정됐다.

경북대 의대 재학 시절부터 가난한 환자를 위해 봉사하는 삶을 꿈꾸던 임 원장은 1999년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뒤 이듬해 여름 부인(최영단 베데스다메디컬센터 안과 과장)과 함께 우간다로 떠났다.

임 원장은 많은 환자들이 병원을 쉽게 이용하도록 2002년 1월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 베데스다클리닉을 개원했다. 당시 우간다는 의료보험이 없어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소득 수준에 비해 굉장히 비싼 의료비를 지불해야만 했다.

임 원장은 이를 안타까워해 현지 사립병원의 30~50% 정도만 진료비를 받았다. 병원과 협약을 맺은 고아원, 극빈자들이나 취약 계층을 도와주는 단체들, 난민 등 빈민지역 주민이나 장애인 등은 무료로 진료했다.

더욱이 여러 사정으로 병원에 올 수 없는 환자들을 위해서는 오지나 무의촌, 난민촌 등 의료 취약 지역을 가리지 않고 직접 찾아가서 진료를 봤다.

이렇게 개원 초기 의사 2명, 간호사 2명, 청소부 1명 등 직원 5명으로 시작한 병원은 2013년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확장됐다. 이름도 베데스다메디컬센터로 바꾸었다. 현재는 6개 진료과에서 의료진 37명과 직원들이 매달 1900여 명, 누적 30만 명의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그는 의사와 의료시설이 없는 무의촌에 진료소도 세웠다. 이곳에서 15년 간 4만5000여 명의 건강을 돌봤다. 내전을 피해 우간다로 거처를 옮긴 난민 정착지역에 의료캠프도 열어 23년 간 3만8000여 명을 진료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4월엔 임현석 원장·최영단 과장 부부는 제40회 보령의료봉사상에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 과장은 남편과 경북대 의대 동기생으로, 한국에서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를 취득했지만 우간다에서 백내장·녹내장으로 실명하는 환자들을 보고 현지에서 안과 전문의를 취득했다.

지금도 이들 부부는 "앞으로 더 열심히 환자들을 섬기고 나누는 삶을 살겠다"고 말하고 있다. 모교 동기들에 따르면, 임 원장 부부는 지난 봄 보령의료봉사상 수상을 위해 잠시 귀국했을 때에도 환자들을 잊지 않았다. 받은 상금을 온전히 봉사에 쓰기 위해 3박 4일간 고시촌에 머물면서, 아낀 돈을 우간다 병원에 사용할 물품을 구입하는데 썼다고 한다.

한편, 올해 아산재단 의료봉사상 수상자로는 고영초 원장이 선정됐다. 고 원장은 쪽방촌 주민, 이주노동자 등 의료 사각지대 환자들에게 무료 진료를 해왔다. 사회봉사상에는 개발도상국 저소득 주민들의 소득 증대에 기여한 국제 비정부기구(NGO)인 '지구촌나눔운동'이 선정됐다.

시상식은 오는 11월 25일 서울시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강당에서 개최된다. 임 원장에게는 3억원, 고 원장과 지구촌나눔운동에는 각각 2억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하거나 효행을 실천한 개인 또는 단체를 격려하기 위해 1989년 아산상을 제정했다. 각계의 전문가들로 위원회를 구성해 후보자 공적에 대한 종합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한다.

    임종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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