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병원' 간호사 신규채용 재개...의협 "전공의 돌아올 자리 없을 것"
서울대·삼성서울 등 각각 100명 이상 채용 공고
주요 대학병원들이 간호사 신규 채용을 재개했다. 전공의 이탈 장기화로 인한 의료공백을 최근 법제화된 진료 지원(PA) 간호사로 대체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전공의가 더 못 돌아올 것"이라며 "간호사 중심병원을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간호사 신규 채용을 공고하고 원서 접수를 시작했다. 간호사 면허소지자 또는 2025년 2월 졸업과 동시에 간호사 면허 취득 예정자 가운데 150명을 채용한다. 삼성서울병원 역시 세자릿 수 규모의 신입 간호사 채용 공고를 내고 내달 2일까지 원서를 접수한다.
서울아산병원은 오는 27일 신규 간호사 채용 공고를 게재하기로 했고, 서울성모병원은 신규 간호사를 채용하기로 확정하고 구체적인 인원 규모와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도 신규 간호사 채용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월부터 시작된 전공의 집단사직이 200일 이상 장기화되며 그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또한 PA간호사(전담간호사)의 의료 행위를 법적으로 보호하는 간호법이 국회를 통과한 것 역시 간호인력 수요가 커지는 요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다만 대형병원들의 이 같은 조치를 두고 의료계 일각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코메디닷컴에 "간호사를 신규로 채용하면 전공의가 돌아올 자린 더 없을 것"이라며 "당장은 병원이 돌아갈 수 있겠지만 준비되지 않은 무자격 간호사가 의료행위를 하면 환자만 더 위험해진다. PA간호사를 양성하고 교육할 준비도 현재 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공의 없는 전문의 중심 병원에서 이제는 간호사 중심 병원으로 돼가고 있다"며 "환자는 치료와 수술을 의사에게 받길 원하고 간호사에겐 간호를 받길 원한다. 채용 병원들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수련기관인만큼 전공의가 돌아올 것을 염두에 둔 조치를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