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세 때 잠 잘 못자면...2년 후 아이 자살 행동 높다
매일 악몽 꾸면 자살 행동 위험 5배나 높아져
잠을 못 자는 자녀가 있다면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겠다.
《미국의학협회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10세 때 심각한 수면 장애를 겪는 경우 2년 후 자살 생각과 자살 시도 위험이 2.7배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콜로라도대 연구진은 미국 전역의 21개 사이트에서 청소년 뇌 인지 발달 연구에 모집된 9~10세 어린이 8800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어린이들의 부모들은 자녀의 수면 건강에 대한 설문에 답했다.
설문에는 잠들거나 잠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있는지, 자주 깨어나는지, 과도한 졸음증이 있는지, 수면 장애 호흡이나 수면 중 과도한 땀흘림이 있는지 등이 포함됐다. 부모들은 또 자녀의 불안이나 우울증 증상에 대한 설문도 작성했다. 연구진은 부모들을 상대로 우울증의 가족력, 가족 갈등 등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연구 결과 데이터 수집 후 2년이 지나 어린이들의 나이가 11~12세가 됐을 때 어린이의 91.3%는 자살 생각이나 시도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자살을 생각하거나 시도한 경험이 있는 8.7%의 어린이는 심각한 수면 장애를 겪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우울증, 불안, 가족 갈등 등 자살 위험을 증가시키는 다른 요인을 고려한 후에도 결과는 같았다. 특히 매일 악몽을 꾼 어린이들의 자살 행동 위험은 5배나 높았다. 심각한 수면 장애를 겪은 어린이 3명 중 거의 1명은 나중에 어느 정도의 자살 행동을 보고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하버드 의대 정신과 교육 조교인 크리스토퍼 윌러드 박사는 “수면 장애는 많은 정신 건강 문제 및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의 증상”이라며 “자녀의 수면 패턴이 크게 변하는 것을 눈치채면 소아과 의사와 상의하고 주의 깊게 살피고 낮과 밤의 일상을 조정할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