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이 흡연만큼 위험"...뇌졸중 일으키는 23가지 요인들
2015년 이후 뇌졸중 발병률 감소 정체...23가지 수정 가능한 위험 요인에 대한 새로운 예방전략 시급
1990년부터 2021년 사이 전세계 뇌졸중 환자가 크게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구진은 전세계적으로 인구 증가 및 고령화로 인해 뇌졸중 부담이 크게 증가했지만 예방이 가능한 위험 요인도 증가세를 더욱 크게 높였다며, 모든 국가에서 효과적인 예방 전략을 시급히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1990년부터 2021년까지 204개 국가 및 지역에서의 전반적인 뇌졸중, 허혈성 뇌졸중, 뇌내출혈, 지주막하출혈에 대해 연간 10만 명당 발생률 및 유병률, 사망률, 장애보정 생존연수(DALY)를 추정했다. 또한 23가지 위험 요인과 6가지 위험 클러스터(대기오염, 흡연, 행동 요인, 식이 요인, 환경 요인, 대사 위험)에 기인하는 뇌졸중 부담도 계산했다.
분석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2021년 신규 뇌졸중 환자 수는 1190만 명으로 1990년 이후 70% 증가했으며, 뇌졸중 관련 사망자 수는 730만 명으로 44% 증가해 뇌졸중이 허혈성 심장질환과 코로나19에 이어 전세계 주요 사망 원인 3위를 차지했다. 또한 뇌졸중으로 인한 장애, 질병, 조기 사망으로 인한 손실은 32%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위유형별로 보면 허혈성 뇌졸중이 전체 뇌졸중의 65.3%, 뇌내출혈이 28.8%, 지주막하출혈이 5.8%를 차지했다.
국가 및 지역별로 뇌졸중 부담과 위험 요인에 차이를 보였다. 또한 2015년 이후 발병률 감소는 정체되는 양상을 보였으며, 동남아시아, 동아시아, 오세아니아 및 70세 미만 인구에서 뇌졸중 발병률, 사망률, 유병률, 장애보정 생존연수는 오히려 다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요인별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1990년부터 2021년 사이 뇌졸중 부담에 기여한 위험 요인은 높은 체질량지수, 높은 기온, 높은 혈당, 높은 가당음료 섭취, 신체활동 부족, 높은 수축기 혈압, 오메가-6 다불포화지방산 섭취 부족 등이었다.
다만 잘못된 식습관, 대기오염, 흡연으로 인한 뇌졸중 부담을 줄이는 데는 상당한 진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가공육 섭취와 적은 채소 섭취로 인한 건강 손실은 각각 40%와 30% 감소했고, 미세먼지 대기오염으로 인해서는 20%, 흡연으로 인해서는 13%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이번 분석에서는 주변 미세먼지 대기 오염이 지주막하출혈로 인한 사망 및 장애에 14% 기여한 것으로 나타나, 대기 오염이 흡연과 동일한 수준의 위험요인임을 보여주었다.
연구 저자인 뉴질랜드 오클랜드공과대 발레리 L 파이긴 교수는 “전세계적으로 뇌졸중 발병 및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 또는 장애가 남는 사람들의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현재 실시하고 있는 뇌졸중 예방 전략이 충분히 효과적이지 않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며 “위험 수준에 관계없이 뇌졸중 발병 위험이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효과가 입증된 새로운 예방 전략이 전세계적으로 시급히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동 저자이자 미국 워싱턴대 건강지표 및 평가 연구소(IHME) 수석 연구 과학자인 캐서린 O. 존슨 박사는 “뇌졸중 부담의 84%가 23개의 수정 가능한 위험 요인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다음 세대에서 뇌졸중 위험 궤적을 바꿀 수 있는 엄청난 기회가 있다”며 “주변 대기오염이 기온 및 기후 변화와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조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며, 고혈당 및 높은 가당음료 섭취와 같은 위험 요인에 대한 노출이 증가함에 따라 비만 및 대사 증후군에 초점을 맞춘 개입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사회와 협력하여 뇌졸중의 수정 가능한 위험요인을 예방·통제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방법을 찾는 것이 증가하는 이 위기를 해결하는 데 필수”라고 덧붙였다.
이번 세계질병부담연구(Global Burden of Disease, Injuries, and Risk Factors Study, GBD)의 새로운 분석 결과는 《랜싯 신경학회지(The Lancet Neurology)》에 게재됐으며, 10월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세계뇌졸중학회(World Stroke Congress)에서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