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라자 기술수출액 4000억원 감소...유한양행 정정공시 왜?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변이 발생 줄여" 4세대 항암제 개발 안하기로
유한양행이 다국적 제약사 얀센과 함께 추진하던 4세대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변이 표적항암제 개발을 중단한다.
유한양행은 20일 얀센과 2018년 체결한 EGFR 표적항암제 기술이전 계약의 일부 내용을 변경한다고 정정공시했다. 이 계약은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기술수출이 포함된 계약이다.
유한양행은 이번 공시에 대해 차세대(4세대) EGFR 타이로신 키나제 억제제(TKI) 공동연구개발의 종료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3세대 EGFR 억제제인 ‘레이저티닙(국내 제품명 렉라자)’과 ‘아미반타맙(제품명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으로 치료받은 환자들의 EGFR 2차 저항성 변이 발생률이 감소함에 따라 4세대 치료제 개발 필요성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당초 12억5500만달러였던 총 기술수출 금액은 9억5000만달러로 약 4000억원(3억500만달러) 줄어들었다.
EGFR 표적항암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내성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극복하고, 부작용을 최소화 하기 위해 세대별로 발전해 왔다. 그중에서도 C797S은 3세대 대표 약물인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 투여 후 나타나는 내성 돌연변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표적으로 삼는 4세대 폐암 신약 후보 물질 개발이 한창이다.
하지만 최근 얀센이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회의(ESMO 2024)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은 EGFR 억제제 저항성 변이에 대해 경쟁 제품인 타그리소보다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병용요법에서 C797S 등 EGFR 저항성 돌연변이가 생긴 환자는 0.9%로 타그리소군 7.9%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보고됐다.
다만 이번 4세대 EGFR 표적항암제 추가 개발 중단 결정이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의 향후 개발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유한양행 측은 덧붙였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당사는 국내에서 레이저티닙의 판권을 보유하고 있고, 병용요법에 대한 판권은 얀센이 보유하고 있다”며 “연구 종료 이후에도 유한양행은 국내에서 렉라자의 후속 약물 개발을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 유한양행은 얀센에 EGFR 표적항암제를 기술수출했다. 이후 얀센은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을 병용하는 임상시험을 진행, 지난달 FDA(미국 식품의약국)에서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아미반타맙은 암세포 증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EGFR과 중간엽상피전이인자(MET)를 동시에 겨냥해 EGFR 관련 내성 변이와 증폭 등을 억제하는 이중항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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