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예방접종, RSV·대상포진 백신 같이 맞아도 될까?

아렉스비-싱그릭스 동시 접종, "면역력 및 안전성 이상무"

국내 최초의 유전자 재조합 대상포진 바이러스 백신 싱그릭스를 접종하는 모습. [사진=한국GSK]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GSK가 성인 예방접종에 새로운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치명적인 호흡기 감염병을 예방하는 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 ‘아렉스비’와 대상포진 백신 '싱그릭스'를 동시에 접종했을 때에도, 면역력과 안전성에는 별다른 이상 징후가 없었다는 데이터를 선보였다.

현재 미국 및 유럽 보건당국이 성인용 RSV 백신의 접종 대상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회사가 매출 확보를 위한 탈출구를 모색 중인 상황으로 풀이된다.

RSV와 대상포진은 노년층을 비롯해 면역력이 약하거나, 특정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겐 건강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꼽힌다. 특히, RSV는 심각한 호흡기질환을 유발하는 전염성 바이러스로, 영유아와 65세 이상 고령 인구에서 감염률과 사망률이 크게 높아지는 추세다.

최근 GSK는 50세 이상 성인 53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 연구에서 RSV 백신 아렉스비와 대상포진 백신 싱그릭스의 병용 접종 연구를 진행했다. 두 백신을 함께 접종했을 때와 두 백신을 따로 접종했을 때의 면역 반응을 비교한 게 핵심이다. 백신을 따로 접종한 경우, 첫 방문 시 싱그릭스를 접종한 뒤 이후 31일째에 아렉스비를 접종했다.

그 결과, 한 번에 두 백신을 동시 접종하더라도 따로 접종했을 때에 비해 면역반응의 효과가 떨어지지 않았다. 또한 두 그룹 모두에서 주사 부위 통증이나 피로, 근육통 등 백신 투여와 관련된 부작용은 동일한 수준으로 발생했으며, 이러한 부작용의 지속 기간도 비슷했다.

GSK는 “동시 접종 연구를 통해 의료기관과 약국 방문 횟수를 줄임으로써 성인 예방접종의 높은 장벽을 허물고, 궁극적으로 RSV와 대상포진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이번 결과를 근거로 "미국 및 유럽 등 글로벌 규제기관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아렉스비는 지난해 5월 미국 기준 6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최초 허가를 받은 RSV 예방 백신이다. 이 백신은 출시 이후 지난해 15억 달러(한화 약 5조원)를 기록하며, 관련 시장 선두권에 올랐다. 미국과 유럽 허가당국은 올해 6월, 7월 아렉스비의 접종 가능연령을 50세 이상으로 넓히며 접종 확대에 힘을 실어주었다.

그럼에도 접종 증가 전망은 밝지 않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비롯한 영국과 독일 등 보건당국은 성인용 RSV 예방 백신 접종에 대한 권고안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접종 권고 연령을 기존 60세에서 75세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60세 이상 성인 중에서는 호흡기질환 등 감염 고위험군에 평생 1회 접종으로 권고안을 제한했다.

시장 분석업체인 에어피니티는 "이러한 조치로 올해 미국 RSV 백신 시장 규모는 작년 24억 달러에서 22억 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더욱이 10년이 지나면 연간 시장 가치가 17억 달러로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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