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추석연휴 응급실 대란 발생 안해…여전히 녹록지 않다"

응급의학계 "위기의식 약해질까 두려워...응급실 정상화 골든타임 얼마 안남아"

한덕수 국무총리가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추석 연휴 우려했던 응급실 대란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19일 말했다. 다만, 여전히 응급의료 상황이 녹록지 않기에, 비상진료체계 가동에 정부와 지자체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추석을 앞두고 많은 국민들께서 연휴 기간 응급의료체계가 제대로 유지될 수 있을지 걱정했다"며 "응급실 대란 등 우려했던 일들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어 연휴 동안 응급의료 상황을 담당한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에게 감사를 표했다. 또한, 응급실 방문 환자 중 경증 환자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나보다 더 아픈 이웃에게 응급실을 양보해준 우리 국민들의 높은 시민의식에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추석 연휴 응급실 대란은 피했지만, 여전히 응급의료 상황은 녹록지 않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 총리는 "추석 연휴 중의 대처는 어디까지나 비상시의 일이며, 우리 국민의 의료 수요를 장기적으로 만족시킬 수 있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정부는 잘 알고 있다"며 "관계 부처와 지자체는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응급 의료와 비상진료체계를 차질없이 가동하는데 만전을 기해달라"고 말했다.

응급의학과선 "추석 후 위기의식 약해질까 두려워"

이런 가운데 응급의학과 일각에선 정부와 국민에게 추석 연휴 이후에도 응급실 위기 상황과 응급의료체계 정상화에 계속 관심을 가져주길 당부했다.

이경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이날 취재진에게 "오히려 과도한 추석 응급의료 위기설로 인해, 이후 마치 ‘응급의료는 위기가 아니다’라는 인식이 국민과 정부, 언론에서 생기지나 않을까 정말 걱정스럽다"고 염려했다. 이 교수는 현재 대한응급의학회에서 공보이사를 맡고 있다.

이 교수는 "예년과 다르게 응급의학과 전문의 한 두명만이 응급실을 24시간 지키면서도 각자 근무하는 응급실에서 최선을 다해 응급 진료에 임했다"면서 "경증 비응급 환자들의 진료 대기나 진료 불편은 명확하게 예상됐고 사실도 그랬다"고 연휴 응급의료 상황을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대책이 효과가 없었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정부의 대책만으로 추석 명절 연휴의 응급의료 대란이 없었다고 한다면 어불성설"이라며 "응급의료 이용에 불편을 기꺼이 감내해 주신 국민 여러분들, 그리고 환자와 보호자들께 고개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교수는 "응급의료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정부와 국민의 지속적인 관심과 응급의료 인식 개선을 당부했다. 이를 위해 △한시적 응급의료 수가 대책의 상시 제도화 등 응급의료 보상 강화와 △민·형사상 법적 처벌 및 손해 배상 최고액 제한 등의 법률 개선 △'응급실 뺑뺑이'가 아닌 정상적인 수용능력 확인 및 단계별 응급의료기관(지역응급의료기관-지역응급의료센터-권역응급의료센터) 이송에 대한 인식 정상화 등을 촉구했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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