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약 먹고 다리가 빨개져"...근육통인 줄 알았는데 '이것', 무슨 일?

다리에 생긴 60cm 길이의 혈전…원인은 피임약 복용으로 추정

피임약 복용 후 생긴 혈전으로 인한 위험한 순간을 아슬하게 넘긴 여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사진='더선' 보도내용 캡처]
피임약 복용 후 생긴 혈전으로 인한 위험한 순간을 아슬하게 넘긴 여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이 여성은 다리의 혈전 사진을 공유하며, 모든 여성이 피임약의 부작용에 대해 숙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국 일간 더선에 의하면, 미국 미주리주에 사는 하나 손튼(22)은 3년 전인 2021년 9월 첫째 딸을 출산한 후 피임약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프로게스틴만 포함된 피임약을 처방 받았지만, 생리가 불규칙해져 1년 전 복합 피임약으로 바꾸었다. 그러던 중 다리에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평소 활동적인 생활을 하던 하나는 단순한 근육통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면서 통증이 심해졌고, 오른쪽 다리 무릎 아래부터 허벅지까지 붉은 자국이 길게 나타난 것을 발견했다. 만져보니 피부가 매우 뜨거웠고, 나중에는 통증 때문에 걷기가 어려웠다.

첫번째로 방문한 병원에서는 피부 감염인 봉와직염 진단을 내리고 항생제를 처방해주었다. 그럼에도 통증이 계속되자 하나는 다음 날 다른 병원을 찾았다. 그리고 두번째 병원에서 실시한 초음파 검사에서 다리에 혈전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혈전은 무릎 아래에서 사타구니 부위까지 약 60cm 길이로 퍼져 있었다. 의사는 혈전이 생긴 원인으로 복합 피임약을 지목했다. 이 여성은 앞으로 3개월 동안 하루 네 번씩 항응고제를 복용해야 한다.

그는 “의사는 (혈전이) 폐로 타고 들어갈 수 있는 큰 정맥에서 불과 1cm 떨어져 있는 상황이라 조금만 더 갔다면 사망했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며 “전날 밤 병원에 다녀온 후였기 때문에 너무 무섭고 화가 났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사람들에게 피임약 복용을 중단하라고 조언하는 건 아니지만, 피임약의 잠재적 부작용에 대해 알고 있는 건 필수라고 전하고 싶다”고 덧붙여 말했다.

에스트로겐 포함된 복합 호르몬 피임약, 혈전 위험 증가시켜...1000명 중 1명 꼴

호르몬 피임약은 보통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프로게스틴 성분만 들어있는 단일 약제이고, 다른 하나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 성분이 모두 들어있는 복합 약제다. 이 중 에스트로겐은 혈액 응고 인자 수치를 증가시켜 혈전 위험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영국 NHS(국립보건서비스)에 따르면, 복합 호르몬 피임약 복용으로 혈전 위험이 생길 위험은 1000명 중 최대 1명 꼴로 적은 편이다. 다만, 여전히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는 점을 고려해 의사나 약사는 약을 처방하기 전 특정한 위험 요소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치명적인 폐색전증까지 유발할 수 있는 혈전

일반적으로 혈전이 생겼음을 나타내는 가장 큰 징후는 통증이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산부인과전문의 애슐리 브랜트 박사에 의하면, 보통 통증은 무릎 뒤나 종아리 뒤쪽에 나타난다. 발적이나 부종도 흔하게 생기는 증상이며, 때로는 다리 뒤쪽 정맥이 밧줄처럼 딱딱하게 만져지기도 한다.

혈전은 동맥에 생길 수도 있지만, 정맥에 생기는 경우가 더 흔하다. 하지의 정맥 내에 생긴 혈전 때문에 발생하는 질환이 심부정맥혈전증이며, 하지 혈관에서 떨어져 나온 혈전이 우심방, 우심실을 거쳐 폐동맥으로 흘러가 폐동맥을 막으면 폐색전증을 유발할 수 있다.

혈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금연, 건강한 체중 유지, 활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면 도움이 된다. 또한 장거리 여행 등 몸을 많이 움직이지 않고 앉아만 있는 경우에도 혈전이 생길 위험이 있기 때문에, 장시간 비행을 하거나 자동차로 이동하는 경우에는 수시로 일어나 다리를 뻗어주는 것이 좋다. 앉아 있을 때도 가급적 다리와 발을 움직여 혈액 흐름을 유지하도록 한다.

40세 이상의 나이도 혈전 위험이 높아지는 위험 요인이다. 또한 비만이나 고혈압 및 조짐이 있는 편두통(migraine with aura)과 같은 질환을 가진 사람은 뇌졸중이나 심장마비 위험이 높으므로 호르몬 피임약을 복용하기 전에 의사와의 상담을 거치는 것이 좋다.

    지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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