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 혈우병 '단 한 번 치료'로 잡는다...유전자약 '헴제닉스' 한국 상륙

CSL베링, 올해 7월 급여 적용 '아이델비온' 이어 두 번째 혈우병 신약 도입

헴제닉스 로고. [이미지=CSL베링코리아]

선천성 출혈 질환인 B형 혈우병에 새로운 유전자 치료제가 국내 허가 작업을 끝마쳤다. 글로벌 생명공학 기업 CSL베링이 공급하는 ‘헴제닉스(성분명 에트라나코진 데자파르보벡)'는 단 한 번의 치료만으로 장기간 출혈 위험을 감소시키는 유전자 약물로 유일하게 허가를 획득했다. 약물 치료 결과 연간 출혈률을 60% 넘게 줄이며 효과를 입증했다.

19일 CSL베링코리아는 B형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 헴제닉스가 지난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성인 B형 혈우병 치료제로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헴제닉스는 B형 혈우병 환자를 위한 최초이자 유일한 1회성 유전자 치료제로,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 및 유럽위원회(EC) 승인을 받았다. 처방 적응증은 혈액응고 제9인자 억제인자가 없는 성인의 중증에 가까운 중등증 및 중증 B형 혈우병(선천성 혈액응고 제9인자 결핍)이다.

B형 혈우병은 단일 유전자 결손으로 발생하는 선천성 출혈 질환으로, 간에서 주로 만들어지는 혈액 응고를 돕는 단백질인 응고인자 IX(혈액응고 9인자)의 결핍으로 발생한다. 헴제닉스는 혈액응고 9인자 생성을 활성화하는 기능성 유전자를 전달해 환자가 스스로 9인자를 생성할 수 있도록 하는 기전으로, 단 1회만 주입해도 장기간 지속적으로 출혈을 감소시킬 수 있다.

이번 식약처 승인은 현재까지 B형 혈우병에 대해 시행된 최대 규모 3상 임상인 'HOPE-B 연구' 결과를 근거로 이뤄졌다. 해당 연구는 중증에 가까운 중등증 및 중증 B형 혈우병을 앓고 있는 성인 남성 B형 혈우병 환자 54명을 대상으로 평가가 진행됐다.

임상참가자들은 일상적 표준치료인 제9인자 예방요법으로 6개월간 관찰 도입 기간을 거친 후 이 약을 1회 정맥으로 투여 받았으며, 54명 중 53명의 환자가 최소 18개월의 추적 관찰을 완료했다. 1차 평가변수는 관찰 도입 기간 결과와 비교해, 투여 후 6개월까지 안정적인 혈액응고 9인자 발현 달성과 투여 후 7~18개월 사이의 조정된 연간 출혈률(ABR) 감소였다.

주요 결과를 보면 헴제닉스를 환자에게 주입한 후 6개월 평균 39.0 IU/dL, 18개월 평균 36.9 IU/dL의 혈액응고 9인자 활성이 나타났다. 주입 후 7~18개월 사이에 환자 연간 출혈률은 1.51로 주입 전 4.19 대비 64% 감소하면서 일상적 예방요법에 비해 우월함을 입증했다. 또한, 헴제닉스로 치료받은 환자의 96%(54명 중 52명)가 기존 예방요법을 중단했다.

심각한 치료 관련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으며, 가장 흔한 이상반응(발생률 5% 이상)은 간 효소 상승, 두통, 특정 혈액 효소 수치 상승, 독감 유사 증상, 주입 관련 반응, 피로, 메스꺼움 등이었다.

김기운 CSL베링코리아 대표는 “헴제닉스는 환자 스스로 9인자를 생성할 수 있도록 하는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접근으로, 혈우병 치료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약제”라며 “국내 환자들에게도 이런 차세대 치료 방법을 제공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환자들의 수요를 해결할 수 있는 치료제 연구개발 및 공급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CSL 베링코리아는 지난 7월부터 보험급여가 적용된 B형 혈우병 치료제 '아이델비온(성분명 알부트레페노나코그알파)'도 공급하고 있다. 이 유전자 재조합 약물은 높은 혈액응고인자 최저혈중농도를 유지해 B형 혈우병 환자들이 출혈에 대한 우려 없이 등산, 축구, 달리기 등 자유로운 신체 활동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다. 예방요법으로 최대 21일 간격으로 투여가 가능해 국내 허가된 반감기 연장 B형 혈우병 치료제 중 투여 간격이 가장 길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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