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지방 분해하고 암 예방하는 녹차, 하루 몇 잔 마실까?
염증과 당뇨를 억제하고, 기억력과 심장 건강 개선하는 녹차의 장점
녹차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차 중 하나로 홍차(블랙티)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소비된다. 따뜻하거나 차갑게 마셔도 좋아 많은 이들이 편하게 마시는 차다. 미국 클리브랜드 클리닉의 영양사 줄리아 줌파노(Julia Zumpano)는 녹차가 불안 완화, 콜레스테롤 저하, 뇌 건강 보호, 뼈 건강 유지 등 다양한 건강상의 이점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녹차가 건강에 좋은 이유
녹차는 건강한 차 중 하나로 꼽힌다. 홍차와 같은 카멜리아 시넨시스(Camellia sinensis) 식물에서 나오지만 제조 과정에서 둘은 차이가 난다. 녹차는 수확 직후 찌거나 볶고 빠르게 건조하는 과정을 거쳐 산화를 방지한다. 이 덕에 녹차는 홍차와 달리 산화되지 않아 건강에 좋은 성분이 잘 보존된다. 녹차는 오랜 세월 동안 그 가벼운 맛과 건강상 이점 덕분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 왔다. 다음은 녹차가 건강에 좋은 9가지 이유다.
체중 감량에 도움
녹차에 들어 있는 카테킨은 체지방 분해를 도와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고, 결과적으로 체중 감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내에서 진행된 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4잔 이상의 녹차를 마신 여성들은 복부 지방이 남성보다 44%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녹차 추출물이 포함된 에너지 음료나 다이어트 보조제에 대한 연구 결과는 엇갈리는 상황이다. 줌파노는 체중 감량을 위한 보조제보다는 직접 녹차를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녹차는 칼로리가 적으며, 설탕이나 크림, 우유를 과하게 첨가하지 않는 한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암 유발하는 염증 억제
녹차 잎에는 카테킨(Catechin)이라고 불리는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하다. 카테킨은 차잎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Polyphenol)로, 항산화 역할을 한다. 녹차는 특히 에피갈로카테킨 갈레이트(EGCG)가 풍부하며, 이는 항염증 특성을 가지고 있다. EGCG와 같은 항산화제는 세포 손상을 일으키는 활성산소로 인한 염증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일부 연구에서는 우유의 단백질과 지방이 차의 항산화 효과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따라서 줌파노는 녹차에 우유를 넣지 않고 즐길 것을 권장한다. 또 다른 연구에서도, 녹차의 항염증 특성은 유방암, 대장암, 식도암, 간암, 폐암, 전립선암, 위암을 포함한 특정 암의 위험을 줄일 수 있으며, 암의 재발을 막는 데도 도움이 된다.
뇌졸중과 심장병 예방
여러 연구에 따르면 녹차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심장병, 심장마비, 뇌졸중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는 동맥을 막아 심장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주요 위험 요소다. 2023년 한 연구에 따르면, 매일 녹차를 2~4잔 마신 사람들은 뇌졸중 위험이 최대 24%까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녹차의 항산화제인 EGCG와 다른 카테킨은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 지단백(LDL)과 총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도 도움을 준다. 또 녹차에는 혈관을 확장하고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도록 돕는 플라보노이드인 퀘르세틴과 테아플라빈이 포함되어 있다.
뇌 건강 증진
중년 및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녹차를 자주 마신 사람들은 기억력 상실이나 집중력 저하의 위험이 64% 낮았다. 이 위험 감소율은 홍차 음용자보다 약 20% 더 높았다. 또한 인지 저하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녹차가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특정 바이오마커(몸속 세포나 혈관, 단백질, DNA 등을 이용해 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를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뼈 강화
17개의 다양한 연구들을 분석한 결과, 녹차는 골다공증과 골절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녹차의 EGCG와 다른 폴리페놀은 골밀도를 높이고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뼈 손실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혈당 낮추기
제2형 당뇨병 환자나 당뇨병 발병 위험이 있는 사람에게는 녹차를 더 많이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녹차에 함유된 L-테아닌은 당뇨병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다른 연구에서는 녹차가 혈당과 인슐린 감수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일본에서 진행 중인 한 연구에 따르면, 매일 4잔 이상의 녹차를 마시는 사람들은 제2형 당뇨병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 따르면, 녹차 외에도 하루 2잔의 커피를 함께 마신 사람들은 사망 위험이 63% 낮아진 것으로 보고되었다.
전립선 보호
앞서 발표된 비임상 연구에서는 녹차의 폴리페놀이 양성 전립선 비대증(BPH)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됐다. 양성 전립선 비대증은 전립선이 커지는 질환으로, 빈뇨 등 여러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연구에서는 EGCG가 전립선 세포의 증식을 억제하여 전립선 비대를 막을 수 있다고 제시하지만, 이를 확실히 알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인간 연구가 필요하다.
스트레스와 불안 완화
녹차에 포함된 L-테아닌은 스트레스와 불안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스트레스와 걱정은 혈압을 높이고, 기분과 수면에 영향을 미쳐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 L-테아닌은 카페인의 자극 효과를 줄이면서 인지 기능, 기분,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피부 건강 개선
녹차의 항산화 성분은 피부를 더 젊고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비임상 연구에 따르면 녹차에 포함된 폴리페놀이 피부의 콜라겐과 탄력을 증가시켜 주름과 노화를 방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녹차 추출물을 피부에 바르면 여드름 예방과 특정 부위의 여드름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하루에 얼마나 많은 녹차를 마셔야 할까?
녹차의 적절한 음용 정도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줌파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루에 최대 8잔까지 녹차를 안전하게 마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인 사람은 카페인 섭취를 하루 200mg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녹차에 익숙해 졌다면 말차(Matcha)도 추천한다. 말차는 녹차 잎을 곱게 갈아 만든 음료로, 일반 녹차보다 더 많은 항산화 성분을 갖고 있다. 그러나 맛이 더 강하고 질감이 다소 거칠어 초보자에게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