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폐경 여성, 유방암·난소암 위험 6배 ↑
특정 유전자 갖고 있으면 조기 폐경 위험 높아져
조기 폐경은 전반적으로 드물며, 단 5%의 여성만이 조기 폐경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 나오미 왓츠는 36세에 가려움증, 민감한 피부와 같은 증상을 경험하며 조기 폐경을 겪은 가장 유명한 인물 중 한 명이다. 조기 폐경의 징후로는 수년에 걸쳐 불규칙한 월경 주기, 월경 주기 사이에 출혈, 질 출혈의 변화 등이 있다.
조기 폐경은 DNA 이상, 자가면역 질환이나 감염, 암 치료의 부작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데 90%의 경우 조기 폐경의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데 조기 폐경을 경험하는 여성은 유방암과 난소암을 포함한 일부 유형의 암에 걸릴 가능성이 최대 6배 더 높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이처(Natur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특정한 유전적 특성을 지닌 일부 사람들은 평균적인 여성보다 더 빨리 난자가 고갈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제한된 수의 난자를 가지고 태어나며, 이 공급이 고갈되면 호르몬 변화가 발생해 폐경이 초래될 수 있다.
영국 엑서터대와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이 10만 명이 넘는 영국 여성의 유전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특정 유전자를 가지고 있을 경우 호르몬 변화가 최대 5년 일찍 일어날 수 있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ZNF518A라는 유전자에 결함이 있는 사본을 가진 여성은 폐경 연령에서 가장 큰 감소를 보였으며, 정상 사본을 가진 여성보다 평균 5년 반 일찍 변화를 경험했다.
연구진이 또 유방암과 난소암의 위험 증가와 관련된 유전자가 폐경 시기에도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 결과 여성의 유방암 위험을 최대 85%까지 증가시키는 BRCA1이 폐경의 평균 연령을 2.1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BRCA1 유전자 돌연변이는 안젤리나 졸리가 2013년 양성 반응을 보인 후 예방적 양쪽 유방 절제술을 받게 만들면셔 잘 알려졌다. 또 여성의 유방암 발병 위험을 최대 77%까지 증가시키는 또 다른 유전자인 BRCA2는 폐경의 평균 연령을 1.2년 낮추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 저자인 엑서터대의 안나 머레이 교수는 “수십 년 동안 폐경에 대한 연구가 부족했지만, 이제 이 분야는 과학에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며 “폐경 시점은 여성이 직업과 삶을 계획할 때 큰 영향을 미치며, 유전적 변화를 이해하는 것은 장래에 생식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잠재적 치료법 측면에서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기 폐경은 이전 연구에서도 건강 문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다공증(뼈가 약함), 심장병, 우울증, 치매, 파킨슨병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