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담배 피운 적 없어도"...'이것' 3년 이상 女폐암 일으켜

자동차 엔진, 나무 연소 등에서 발생하는 2.5마이크로미터보다 작은 오염 입자

미세한 오염 입자가 흡연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여성의 폐암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지속적인 기침, 흉부 감염, 가슴이나 어깨 통증 등이 징후인 폐암의 약 70%는 흡연으로 발생한다. 다른 위험 요인으로는 라돈 가스 노출, 특정 화학 물질, 가족의 폐암 병력 등이 있다.

흡연은 폐암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이지만, 흡연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데도 이 질병으로 사망하는 사람도 매년 수 천명으로 추산된다. 2017년 연구에 따르면 2008년~2014년 영국의 비흡연자의 폐암은 두 배로 증가했다. 미국 암 협회가 2023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35~54세 여성이 같은 연령대 남성보다 폐암 진단을 받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을 설명해 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국제폐암연구협회(IASLC)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미세한 오염 입자가 흡연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여성의 폐암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암 연구소의 연구진은 흡연을 한 번도 하지 않은 폐암 환자 255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런 다음 위성 데이터, 대기 오염 예측 및 10킬로미터 지역 내의 지상 측정값을 사용해 거주지의 오염 수준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전 세계적으로 정확한 대기 오염 정보가 공개된 1996년부터 연간 노출 데이터를 얻었다.

연구진은 또 환자에게 EGFR 돌연변이라고 불리는 폐암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DNA 변화가 생겼는지도 확인했다. 출생 시에는 일반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유전자 돌연변이는 세포의 성장과 분열을 돕는 상피 성장 인자 수용체(EGFR)라는 단백질의 활동을 가속화한다. 극단적인 세포 분열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암이 발생하는 원인이다.

연구 결과 4기 폐암 진단을 받은 환자들은 해당 질병이 없는 환자들에 비해 EGFR 돌연변이를 가질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의 경우 PM2.5로 알려진 2.5마이크로미터보다 작은 오염 입자에 최소 3년 이상 노출될 경우 EGFR 돌연변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이러한 오염물질은 자동차 엔진, 나무 연소, 흡연 등으로 인해 배출될 수 있다. 여성의 흡연 여부에 관계없이 결과는 같았다. 진단 전 5년 동안 오염에 노출된 환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연관성은 흡연을 한 번도 하지 않은 남성에게는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연구 결과는 흡연을 한 번도 하지 않은 사람, 특히 여성의 폐암에 최근 PM2.5에 노출된 것이 잠재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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