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센 비만약 나온다...로슈, 이중작용 GLP-1 "최대 25% 체중 줄여"

유럽당뇨병학회서 주요 임상 공개..."비만대사수술과 비슷한 효과"

[사진=로슈]

글로벌 제약사 로슈가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가 기대되는 비만 치료제의 임상 성적표 공개를 앞두고 있다. 앞서 초기 임상 결과 25% 수준의 감량 효과가 보고되며, 동일한 이중 작용 메커니즘을 가진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와 직접 경쟁을 예고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로슈가 개발 중인 비만약 후보물질 'CT-388(실험물질명)'의 주요 임상 결과가 올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유럽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EASD 2024)에서 공개된다.

CT-388은 로슈가 지난 연말 바이오기업 카모트 테라퓨틱스를 27억 달러(한화 약 3조6100억원)에 인수하면서 확보한 비만약 후보물질이다. 이 약물은 우리 몸에서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는 대표적인 인크레틴 호르몬 GIP(glucose-dependent insulinotropic polypeptide)와 GLP-1(glucagon-like peptide-1) 수용체를 모두 활성화하는 작용을 한다. 당시 로슈는 주사치료가 가능한 GLP-1/GIP 수용체 이중 작용제를 포함한 세 가지 약물 파이프라인을 손에 넣었다.

이 후보물질은 이미 1b상 임상시험에서 24주 동안 위약(가짜약) 대비 평균 18.8%의 강력한 체중 감소 효과를 입증했다. 이러한 수치는 GLP-1 작용제 계열로 선발 품목인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와 릴리 마운자로(미국 제품명 젭바운드)와도 비교되는 결과다.

실제로 위고비는 3상 임상 'STEP-1 연구'에서 68주 동안 평균 14.9%의 체중 감소를 달성했으며, 'OASIS 연구'에서는 같은 기간 15%의 체중 감소를 보고했다. 릴리는 GIP/GLP-1 이중 작용제 젭바운드 임상에서 176주라는 훨씬 긴 기간 동안 22.9%의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했는데, 로슈의 후보물질은 이러한 결과를 압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로슈 글로벌 심혈관, 신장 및 대사 제품 개발 총괄책임자인 마누 차크라바시 박사는 "후기 임상시험에서 25% 수준의 체중 감소를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진행 중인 연구에서 나타나는 경향이 계속 유지된다면 20~25%의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되는 셈인데, 이는 비만 수술의 효과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로슈는 올해 7월부터 CT-388을 가지고 임상 2상 단계에 진입한 상황이다. 회사는 "적절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고용량 옵션을 사용하면 25%가 넘는 체중 감소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 탐구해야 할 여지가 많이 있지만, 이중 작용 효과는 경쟁사 제품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GIP, GLP-1은 인크레틴 호르몬의 일종으로 인슐린 분비 촉진 및 인슐린 민감도 개선, 글루카곤 분비 감소, 식욕 조절, 포만감 유지 등에 영향을 미친다. GIP 및 GLP-1 수용체 모두에 선택적으로 결합한다면 식전과 식후 혈당을 낮추고, 체중과 체지방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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