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포원, 국내 HIV 감염인 대상 치료제 인식 조사 발표

설문조사 응답자 중 68%, '장기 지속형 주사' 치료제 도입 원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인 단체 러브포원(대표 박광서)은 11일 국내 HIV 감염인들을 대상으로 치료제 인식 조사를 진행해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설문 조사는 HIV 환우들의 치료 상황을 파악하고자 올해 7월 16일부터 31일까지 15일간 총 164명의 국내 감염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설문에 참여한 HIV 감염인은 30대가 47.8%(응답자 164명 중 78명)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40대 30%, 50대 13%, 20대 7%, 60대 2%로 뒤를 이었다. 치료 기간은 5년 이상이 57%로 가장 높았으며, 1∼3년, 3∼5년, 1년 미만이 각각 24%, 16%, 3%인 것으로 나타났다.

HIV 감염인이 치료제를 복용하면서 느끼는 불편함에 대해 조사한 결과, 복용 시 다른 사람의 시선과 주변 사람들에게 감염 사실이 노출될까 하는 걱정이 가장 큰 불편함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73%(164명 중 119명)의 응답자가 HIV 치료제 복용 시 다른 사람의 시선과 주변 사람들에 감염 사실 노출에 대한 두려움 등 불편함이 있다고 답했다. 치료제를 매일 복용할 때마다 HIV 감염 사실이 떠올라 우울감이나 불편한 감정을 느낀다는 응답도 51%에 달했다.

치료제를 복용하면서 느끼는 심리적인 부담감을 0에서 10점으로 평가해본 결과에서는 응답자의 약 52%가 7점 이상으로 답했으며, 심리적인 부담감이 높은 이유로는 치료제 복용으로 노출에 대한 두려움, HIV 감염 사실 상기 등을 이유로 꼽았다.

HIV 감염인 응답자 46% “치료제 복용 빼먹은 적 있어”

이러한 HIV 감염인들의 심리적 부담은 복약 순응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46%가 최근 3개월 이내에 치료제 복용을 빼먹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치료제 복용을 빼먹은 이유로는 일상생활에서 복용하는 것을 깜박하거나 출장, 여행 및 외출로 타인과 함께 있을 때 노출에 대한 두려움으로 복용하지 못했다고 했다.

박광서 러브포원 대표는 “바이러스 부하를 잘 억제하고 면역기능을 잘 유지 및 보존하기 위해서는 HIV 치료제의 복약 순응도를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하지만 많은 HIV 감염인들이 감염 사실에 대한 노출 위험, 매일 복용, 그리고 치료제 복용 시마다 감염 사실 상기 등 불안 및 우울로 일상생활에서 복약 순응도를 유지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장기 지속형 주사 치료제에 대한 선호도’를 물어본 결과, 설문에 참여한 HIV 감염인 응답자 중 68%가 장기 지속형 주사 치료제로 치료제를 변경하고 싶다고 답했다. 장기 지속형 주사 치료제로 변경을 원하는 이유에 대해 복수 응답으로 조사한 결과, 매일 치료제 복용에 대한 부담 완화(85%), 노출 최소화(75%) 순으로 이유를 꼽았다.

박광서 대표는 “효과적인 치료제가 개발돼 HIV 치료 성과는 좋아지고 있지만, 감염인들은 잘못된 사회적 인식으로 차별과 낙인 때문에 여전히 치료제 복용에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다양한 치료제들이 빠르게 처방 현장에 도입되기를 바라며, 궁극적으로 HIV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개선되어 차별과 낙인으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러브포원(LOVE4ONE)은 1999년 설립된 HIV 감염인 단체로, HIV 감염인에게는 감염인의 인권 및 복지를 향상시키고 감염인 스스로 자존감을 가지고 삶을 살도록 돕는 단체이다. 이 단체의 주요 활동으로는 HIV/AIDS에 대한 감염인 인식조사 연구, 온라인 교육, 심리상담 및 정신건강의학과 비용 지원, HIV 감염인 차별사례집 발간 등이 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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