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아팠는데 얼굴 한쪽 마비"...오진 겪고 결국 '이 병' 50대女, 무슨 일?
초기에 벨마비로 잘못 진단...얼굴 오른쪽 마비되고 음식 먹거나 말하기 어려워
극심한 두통을 겪은 뒤 램지헌트 증후군(람세이헌트 증후군‧Ramsay Hunt syndrome)으로 진단받은 50대 여성 사연이 공개됐다. 생소한 병에 걸린 뒤 그는 “얼굴이 마비돼 잘 때도 눈을 감을 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영국 매체 미러에 따르면 비키 채드윅(53)은 작년 11월부터 두통을 겪기 시작했다. 두통은 계속됐지만 비키는 증상을 무시했다. 이후 자전거를 타다가 어지럼증을 느끼고 넘어진 후에야 비키는 병원을 찾았다. CT 촬영 결과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며칠 후 얼굴이 마비되고 말할 수 없는 상태가 발생했다. 다시 병원을 찾은 그는 벨마비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럼에도 처방 약은 효과가 없었고 어지럼증, 안면마비 증상이 더 심해졌다.
결국 비키는 지난달 8월 병원에 재방문했으며 벨마비가 아니라 램지헌트 증후군과 뇌염이라는 진단을 정확하게 받았다. 램지헌트 증후군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뇌로 퍼져 뇌염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비키는 “이 병에 걸린 뒤 우울함과 불안감이 심해졌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비키는 정리해고로 인해 직장까지 잃었다. 이후 구직을 위해 면접을 봤지만 현재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불가능해 채용될 가능성이 없다고 비키는 설명했다.
현재 비키는 얼굴 오른쪽이 마비된 상태이며 음식을 먹거나 말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안면마비가 몇 달 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진단을 받은 상태다. 그는 “먹고 마시는 것도 힘들어 자신감이 완전히 사라졌다”며 “눈을 제대로 감을 수 없어 잘 때는 안대를 착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안면 신경에 침투하는 병...얼굴 절반 마비·피부 물집 등이 주요 증상
사연 속 여성이 걸린 램지헌트 증후군은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귀 근처 안면 신경에 침투하는 병이다. 얼굴의 절반이 마비되고 피부에 물집, 발진이 생기는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환자의 50% 이상은 신경통을 느끼기도 하며 두통, 메스꺼움, 구토, 미각 상실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환자는 한쪽 귀가 다른 쪽보다 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현상이나 이명, 난청 등 귀 문제를 겪기도 한다.
원인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에 의한 신경계 질환이다.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에 감염된 소아는 수두를 앓지만 성인은 대상포진을 겪는다. 잠복상태로 체내에 남아있는 바이러스는 언제든지 얼굴의 신경을 자극하고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과로나 스트레스 등으로 면역력이 약해지면 바이러스가 잘 침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얼굴을 통과하는 신경은 매우 좁기에 염증이 생기면 신경이 붓고 기능을 잃기 쉽다.
진단 빠를수록 치료 효과 높아...3일 안에 시작하면 얼굴마비 완전 회복될 확률 75%
램지헌트 증후군은 대상포진 바이러스 검사나 MRI 검사 등으로 종합적으로 진단된다. 환자마다 증상이 달라 진단하기 쉽지 않지만 안면마비, 피부 발진이 발생하면 램지헌트 증후군으로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진단이 빠를수록 치료 효과도 높다. 일본 에히메대 의대 연구팀에 따르면 환자 80명 중 발병 3일 안에 치료를 시작한 경우 얼굴마비가 완전 회복될 확률이 75%였다. 4일 후(38%), 8일 후(30%)에 시작한 환자보다 예후가 좋았다.
치료는 항바이러스제나 스테로이드제 등을 이용한다. 안면 도수치료, 온열치료 등이 병행되기도 한다. 램지헌트 증후군을 피하려면 평소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충분히 휴식하고 영양소를 보충해 면역력을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한편 사연 속 여성이 잘못 진단받은 벨마비는 원인을 찾을 수 없는 특발성 안면마비다. 몇 시간이나 며칠에 걸쳐 갑자기 발생하며 안면 이상감각, 얼굴 비뚤어짐 등 증상으로 알게 된다.
유익한 건강정보 입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