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이 패치형 성장호르몬 개발 나선 까닭

주사바늘 공포 없어 복약 편해...실온 보관으로 유통비도 절감 가능

대웅제약이 개발 예정인 용해성 마이크로니들 패치.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이 마이크로니들 패치 제형 개발을 통해 인성장호르몬 시장에서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대웅제약은 인성장호르몬 용해성 마이크로니들 패치 임상 1상시험 계획(IND)을 승인받았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승인은 생물의약품 용해성 마이크로니들(미세바늘)로 임상 1상 계획을 승인받은 국내 최초 사례다.

인성장호르몬은 인체의 성장을 촉진하는 호르몬을 재조합 기술을 통해 만드는 약이다. 성장호르몬이 결핍된 환자나 성장이 멈춘 어린이 등에 사용된다. 인성장호르몬은 한번 치료를 시작하면 수년 간 지속적인 투약이 필요한데 성장호르몬은 물질의 특성상 주사제로만 개발할 수 있어 환자들의 부담이 컸다. 최근에는 피하주사제로도 많이 개발됐지만, 주사 제제는 환자에게 불편감과 통증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복용 순응도가 저하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대웅제약은 투약이 편리한 마이크로니들 패치 제형으로 인성장호르몬을 개발하겠다는 전략이다. 개발 중인 용해성 마이크로니들 패치는 가로 세로 1cm 면적 안에 약 100개의 미세한 바늘이 촘촘히 박혀있다. 환자가 패치를 부착하면 피부에서 바늘이 녹으면서 유효성분을 전달한다. 간편하게 투약할 수 있어 편의성을 높이고, 주삿바늘에 대한 공포심을 가진 소아와 청소년 환자들의 복약 순응도를 개선할 수 있다는 평가다.

또한 마이크로니들 패치 제형은 원가 효율성 측면에서도 피하주사 제제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피하주사제 제형의 인성장호르몬은 온도 변화에 민감해 냉장 보관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약물이 얼면 성분이 파괴되기 때문에 보관이 까다로운 편이다. 제품을 제조하거나 유통할 때 원가가 많이 들어 기업 측면에서도 부담스러운 요소다.

하지만 대웅제약이 개발하는 용해성 마이크로니들 패치는 액체 상태의 용액을 고체 바늘 형태로 만드는 방식으로 액체 형태에 비해 온도 안정성이 더 높다. 잘만 개발하면 피하주사제에 비해 유통비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마이크로니들 패치는 주사기보다 훨씬 적은 플라스틱을 사용하기 때문에 제조원가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아직 개발 중인 제품이기 때문에 정확한 제형은 결정되지 않았으나 실온 조건에서 보관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대웅제약은 2011년 국내 최초로 인성장호르몬제 ‘케어트로핀’을 개발해 출시한 회사다. 다만 성인 대상의 적응증만 보유하고 있어, 가파른 시장 성장에도 불구하고 점유율을 높이지 못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19년 1400억원 규모였던 국내 성장호르몬 시장 지난해 2300억원을 넘겼다.

이에 반해 소아 대상 적응증을 보유한 LG화학의 유트로핀과 동아에스티의 그로트로핀은 유수의 글로벌제약사 제품들을 제치고 국내 인성장호르몬 시장 1, 2위를 차지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LG화학 유트로핀 매출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진 않았지만 대략 15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동아에스티 그로트로핀 매출은 지난해 기준 95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54%가량 증가했다.

이에 대웅제약도 이번에 새로운 제제를 개발하면서 인성장호르몬 제품을 소아 적응증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국내 인성장호르몬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두 배 이상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는 “대웅제약은 다양한 혁신 파이프라인을 통해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며 “약물 개발을 넘어, 환자 복약 순응도와 편의성을 대폭 개선하는 혁신적인 투여 경로 플랫폼을 개발해 미래 의약품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천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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