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중 비타민D 농도 높으면 사망위험 최대 31% 낮아"
국립보건연, 농촌 40세 이상 1만8000여명 14년간 추적조사
햇빛을 충분히 쬐어 피부에서 합성되는 비타민D의 혈중 농도가 충분하면 사망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0일 질병관리청은 우리나라 농촌 지역의 40세 이상 남녀 1만8797명을 국립보건연구원이 14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그간 비타민D는 주로 골격 건강과 관련해 많이 연구돼왔을 뿐, 비골격계 질환이나 사망 위험과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는 부족했다. 비타민D는 체내 칼슘 대사를 조절해 뼈 성장과 재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암, 심혈관계 질환 예방 등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다. 주로 햇빛 노출을 통해 피부에서 합성돼 어류, 버섯류, 비타민D 강화 유제품 등의 식품을 통해서도 섭취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비타민D 혈중 농도가 가장 낮은 정도인 30nmol/L(혈액 1리터당 나노몰) 미만인 사람들과 나머지 그룹 간의 사망 위험을 비교했다. 나머지 그룹의 비타민D 혈중 농도는 각각 30~50nmol/L, 50∼75nmol/L, 75nmol/L 이상이었다. 비타민D 혈중 농도의 적정 수준은 통일된 기준은 없으나, 일반적으로 30㎚ol/ℓ보다 낮으면 결핍 또는 심각한 결핍으로 분류한다.
그 결과, 혈중 비타민D 농도가 가장 낮은 그룹과 비교해 혈중 농도가 한 단계씩 오를수록 전체 사망 위험은 18%, 26%, 31%씩 감소했다. 특히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에서도 50∼75nmol/L, 75nmol/L 이상인 그룹에서 각각 37%, 45% 더 낮았다. 다만, 30∼50nmol/L 그룹의 암에 따른 사망 위험은 30nmol/L 미만 그룹과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심혈관 질환에 따른 사망 위험에서도 비타민D 혈중 농도 단계에 따라 유의미한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사망 위험을 낮추려면 비타민D가 결핍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며 "질병 예방과 사망 위험 감소를 위해 한국인에 맞는 적정 수준의 비타민D 농도를 규명할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는 영양·식이요법 분야 국제학술지 «클리니컬 뉴트리션(Clinical Nutrition)»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