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방 식단 때문에 망가진 장, '이 균'이 되살린다?

김나영 분당서울대병원 교수팀 "낙산균, 대사질환 개선 기여 가능성"

고지방 음식은 여러 장질환 유병과 관련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고지방 식단으로 망가진 장을 정상 상태로 되돌리는 유익균이 규명됐다. 이에 따라 대장암, 염증성장질환 등 장 질환과 함께 증가하는 소아 비만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나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연구팀은 낙산균(clostridium butyricum) 섭취를 통해 고지방 식단으로 인한 장내미생물 불균형 상태를 정상적으로 되돌리는 작용방식을 10일 발표했다.

고지방 식단은 장내미생물의 불균형을 유발하고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을 증가시켜 대장 질환을 유발한다. 이 식단으로 인한 장내불균형을 치료하는 프로바이오틱스(인체 유익균)를 개발하기 위해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뷰티르산(butyric acid)은 장내 유해균의 정착을 막고 항염, 면역 조절·유지 작용을 해 장 기능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뷰티르산이 낙산균에 의해 생성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고지방 식단을 섭취한 쥐 모델에 낙산균을 먹인 뒤 지방 과다 섭취로 인한 장내미생물 불균형을 회복시킬 수 있는지 알아보는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는 쥐실험 모델을 △일반 식단 △고지방 식단 △고지방 식단 후 낙산균 투여 세 그룹으로 나누고, 8주간 △대장 점막 △대변 △장내미생물 변화 양상 등을 비교 관찰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고지방 식단을 실천한 그룹에서는 일반 식단 그룹에 비해 대장 점막에서 염증 반응 물질이 증가하고 지방이 쌓여있었다. 또 장내 유익균을 늘려주는 뷰티르산이 감소하는 양상도 보였다.

고지방 식단 그룹은 장관 투과성이 증가하고 탄수화물과 에너지 대사가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해 고지방 식단이 장내미생물의 변화를 유도해 장내 대사 과정에 악영향을 끼침으로서 탄수화물·에너지 대사를 떨어뜨린 것이다.

반면, 고지방 식단 후 낙산균을 투여한 그룹에서는 고지방 식단에 따른 유해한 변화들이 정상적으로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염증 물질은 감소하고 대변 내 뷰티르산이 증가했으며, 장관 투과성과 에너지 대사가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런 결과는 수컷 쥐 그룹에서 두드러졌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장 건강 회복뿐만 아니라, 소아 비만과 같은 대사질환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는 프로바이오틱스로서 낙산균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나영 교수는 "최근 과도한 지방 섭취로 대장암, 염증성장질환, 과민성장증후군 등 각종 중증 장 질환과 소아 비만 등 대사질환이 가파른 증가 추세에 있다"며 "이를 예방·치료하기 위한 프로바이오틱스로서 낙산균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소화기 질환과 과학(Digestive Diseases and Sciences)》, 《신경 위장학과 운동성(Journal of Neurogastroenterology and Motility)》에 게재됐다.

    임종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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