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 잡는 먹는약 '올루미언트', 소아 아토피·관절염 허가 확대

의료계 "치료 어려운 소아 환자에 새로운 기회될 것"

올루미언트 제품 사진.

소아 환자에서 면역염증 치료제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의 사용 범위가 넒어진다. 이 약물은 그동안 류마티스 관절염 및 원형탈모증 등 성인 면역질환에 널리 사용돼왔다. 최근 삶의 질 저하가 심각한 아토피피부염과 특발성 관절염을 앓고 있는 소아 환자로 처방 적응증이 한층 확대됐다.

10일 한국릴리는 경구용 JAK(Janus Kinase Inhibitor) 억제제 올루미언트가 지난 6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소아 아토피피부염 및 특발성 관절염 치료제로서 적응증 확대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적응증 확대와 함께 올루미언트 1mg 용량 제형이 새롭게 허가를 받으며 기존 2mg, 4mg 용량에 더해 총 3가지 용량으로 공급된다. 하루 한 번 복용하는 경구제로, 소아 대상 권장 용량은 30kg 이상의 경우 1일 1회 4mg, 10kg 이상 30kg 미만의 환자에는 1일 1회 2mg이다.

확대된 적응증은 ▲전신 요법 대상 소아(2세 이상 18세 미만) 중등증 내지 중증 아토피피부염의 치료, ▲하나 이상의 전통적 합성 또는 생물학적 항류마티스제제(DMARDs)에 적절한 반응을 나타내지 않거나 내약성이 없는 소아(2세 이상 18세 미만)에서 활동성 소아 특발성 관절염(JIA, juvenile idiopathic arthritis)의 치료다. 특히, 소아 특발성 관절염에는 ▲다발성 소아 특발성 관절염(RF 양성[RF+] 또는 음성[RF-] 다발성 관절염, 확장성 소수 관절염), ▲골부착부위염 관련 관절염, ▲소아 건선성 관절염이 포함된다.

먼저 소아 아토피피부염 허가는 임상 3상인 'BREEZE-AD-PEDS 연구'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이전에 국소 치료제에 적절하지 않은 반응을 보였거나, 내약성이 없는 전신 요법 대상인 2세 이상 18세 미만 중등증에서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 483명이 참여했다. 환자들은 올루미언트 저용량, 중간용량, 고용량군(성인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서 1mg, 2mg, 4mg 용량과 각각 동일한 수준의 노출을 야기하는 용량) 또는 위약군에 1:1:1:1 비율로 무작위 배정됐다.

주요 결과를 보면 1차 평가변수인 16주 차 vIGA-AD(아토피피부염 평가 점수)가 연구 시작시점 대비 2등급 이상 개선되고, 0(깨끗함) 또는 1(거의 깨끗함)을 달성한 환자 비율은 올루미언트(4mg과 동일한 수준의 용량)군이 41.7%로 대조군(16.4%)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이 확인됐다.

2차 평가변수인 EASI-75 도달률(습진 중증도 평가지수)도 올루미언트(4mg)군이 52.5%로, 대조군(32.0%)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됐다. 또한 가려움 NRS 점수 4점 이상 개선 도달률도 올루미언트 투여군이 35.5%로 대조군(16.4%)보다 두 배 이상 컸고, 수면 장애 관련 변수(잠들기 어려움)도 올루미언트 투여군이 대조군보다 두 배 이상 더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 새로운 안전성 문제는 확인되지 않았다.

최응호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회장(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피부과)은 “아토피피부염은 소아청소년들이 경험하는 대표적인 만성 질환으로 가려움증, 피부병변, 수면 장애 등의 증상 및 잦은 재발로 삶의 질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중등증에서 중증 소아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은 기존의 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TCS) 또는 국소 칼시뉴린 억제제(TCNI) 치료에도 질병 통제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치료에 어려움이 있었던 만큼, 이번 올루미언트 허가는 이들에게 새로운 치료 희망이 생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올루미언트의 소아 특발성 관절염 허가는 3상 임상시험인 'JUVE-BASIS 연구'를 근거로 이뤄졌다. 연구에는 적어도 하나 이상의 전통적 합성 또는 생물학적 DMARD에 적절한 반응을 나타내지 않거나 내약성이 없는 2세 이상 18세 미만의 소아 특발성 관절염 환자 220명을 대상으로 최대 44주간 평가가 진행됐다.

그 결과 올루미언트(2mg 또는 4mg)군은 질병이 악화할 위험이 위약 대비 약 76% 낮았다. 환자 또는 부모 평가를 통해 측정한 통증을 포함한 건강 관련 삶의 질(HQoL)도 올루미언트 투약군에서 위약군 대비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소아 환자에서 확인된 안전성 프로파일은 성인 대상 연구와 비슷했다.

정대철 대한소아면역임상학회 회장(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은 “소아 특발성 관절염은 하나 또는 여러 개의 관절에 염증이 생겨 관절통, 부종, 발열 등 증상이 최소 6주 이상 지속되어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건강 관련 삶의 질 저하와 심각한 기능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며 “기존의 생물학적제제는 주 1~2회 자가 주사로 투여했으나, 1일 1회 경구 복용하는 올루미언트는 주사 치료에 공포를 느끼는 소아청소년의 치료 예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김태현 한국릴리 면역사업부 전무는 "올루미언트의 이번 허가 확대는 이전까지 류마티스 관절염, 아토피피부염, 원형탈모증 등 성인 면역 질환 환자들에게 치료 혜택을 제공해 온 올루미언트가 이제 국내 소아청소년 환자들에게도 새로운 치료 기회를 보장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라고 밝혔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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