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있으면 살 빼야 한다!"...폐렴∙독감도 덜 걸려

당뇨병 환자, 혈당 체중 잘 조절하면...중증 세균∙바이러스 감염 위험 30% 낮춰

당뇨병 환자가 다이어트로 살을 빼면 좋은 일이 많이 생긴다. 체질량지수(BMI)와 혈당을 떨어뜨리면 폐렴 등 세균(박테리아) 감염과 독감 등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았다. 당뇨병에 걸린 뒤 살이 빠지는 유형은 예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당뇨병 환자가 체중을 줄이고 혈당을 낮추면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 중증 폐렴∙독감 등 감염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엑서터대 의대 연구팀은 약 50만명이 등록돼 있는 바이오뱅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리안 홉킨스 박사는 "체질량지수(BMI)와 혈당이 높아질수록 중증 세균∙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그 반대 효과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BMI가 25 이상이면 과체중, 30 이상이면 비만으로 본다. 하지만 WHO 서태평양지역본부와 대한비만학회는 인종적 특성을 고려해 BMI가 23 이상이면 과체중, 25 이상이면 비만, 30 이상이면 고도비만으로 본다. 또한 당화혈색소가 6.5%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연구팀에 의하면 당뇨병 환자의 입원 3건 중 1건은 세균∙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입원이다.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보다 감염으로 입원할 확률이 2배나 높고, 재입원할 위험도 상당히 높다.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BMI가 높고, 혈당 조절에 실패하면 중증 세균∙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연구는 관찰연구로, 연관성만 보여줄 뿐 인과관계를 증명하지는 못했다.

연구팀은 바이오뱅크의 약 50만 명을 대상으로 높은 BMI와 혈당 조절의 실패가 세균∙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입원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참가자 48만6924명 가운데 폐렴∙요로감염 등 세균의 감염으로 입원한 적이 있는 사람은 6만4005명, 독감 등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1만4562명, 세균 및 바이러스 감염이 없는 사람(대조군)은 40만8357명이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BMI가 높을수록 감염으로 인한 입원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BMI가 5포인트 증가할 때마다(예컨대 BMI가 30kg/㎡에서 35kg/㎡로 증가) 세균 감염으로 입원할 위험이 30%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BMI가 5포인트 증가할 때마다 중증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32% 높아졌다. 또한 당화혈색소(HbA1c)가 약 0.9%(10mmol/mol) 높아질 때마다 중증 세균 감염 위험이 32%, 중증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29%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화혈색소는 최근 2~3개월의 평균 혈당이다. 당화혈색소 단위에는 %, mmol/mol, mmol/L, mg/dL 등이 있다.

연구팀은 유전 정보를 이용해 어떤 요인이 실제로 건강을 악화시키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멘델 무작위 배정 기법으로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했다. 그 결과 높은 BMI는 중증 세균 및 바이러스 감염의 원인 중 하나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비교적 가벼운 고혈당증은 중증 세균 및 바이러스 감염의 원인은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상대적으로 심한 고혈당이 중증 세균 및 바이러스 감염의 원인인지 확인하기 위해선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홉킨스 박사는 "감염은 당뇨병 환자의 사망 및 건강 악화의 주요 원인"이라며 "중증 감염으로 입원한 사람은 다른 감염으로 재입원할 위험도 높지만,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당뇨병연구협회(EASD) 연례회의(9~13일)에서 발표된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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