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꺼풀 붓고 까끌까끌"...희귀 피부암이 눈에? 결국 눈 적출 사연은?

의료 사례 보고서 저널, 눈의 근육 안쪽에까지 종양...비색소성 흑색종으로 눈 적출한 사례

a. 눈꺼풀이 충혈된 환자의 왼쪽 눈 b.위 눈꺼풀을 뒤집었을 때 나타난 결막 종양 이미지 c.상측 측두부에 나타난 결막 병변으로 색소 침착은 나타나지 않음 d. 비강 상부에 위치한 결막 병변 [사진=의료 사례 보고서 저널)=https://jmedicalcasereports.biomedcentral.com/articles/10.1186/s13256-024-04729-3
스웨덴 한 여성이 왼쪽 눈에 이물감이 느껴져 병원을 찾았다가, 희귀 피부암 진단을 받고 결국 눈 전체를 제거해야만 했던 사례가 공유됐다.

최근 '의료 사례 보고서 저널(Journal of Medical Case Reports)' 9월호에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81세 익명의 여성은 처음 눈꺼풀 부기와 까끌한 이물감을 호소하며 스웨덴 스카라보리 병원 안과를 찾아 진료를 받았다.

예테보리 대학교 및 카롤린스카 연구소 의료진은 이 여성의 눈 부기를 줄일 수 있도록 약을 처방하고 돌려보냈다. 하지만 몇 주 후에도 눈 상태가 나아지지 않자 더 정밀한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눈꺼풀 내부에서 종양이 자라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조직을 떼어내 생검했더니, 비색소성 흑색종(amelanotic melanoma)이었다. 보통 피부에 발생하는 비색소성 흑색종은 매우 드물게 눈에서도 나타날 수 있으며, 매년 200만 명 중 한 명꼴로 발생한다고 보고된다.

의료진은 암이 다른 인근 조직으로 퍼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환자의 눈, 목, 머리에 대한 정밀 스캔을 진행한 결과, 눈이 좌우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근육 안쪽에도 종양이 자라고 있을 가능성을 발견했다. 눈꺼풀 내부의 주 종양은 너비 13mm, 깊이 7mm로 측정됐고, 이 종양을 제거하려면 눈을 적출해야 했다. 눈 적출 수술 후 9개월이 지난 후 환자는 회복됐다. 추가적인 암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고, 왼쪽 눈은 의안(인공 눈)을 사용하고 있다.

2022년 50세 여성 비색소성 흑색종 수술 전(왼쪽), 수술 후(가운데), 6개월 후(오른쪽) 눈 수술 사잔=의료 사례 보고서 저널(Journal of Medical Case Reports)/ [상단 눈 검사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스웨덴 의료진은 2022년 50세 여성의 다른 유사 사례를 보고 하기도 했다. 이 여성은 처음에 왼쪽 눈이 불편해 병원 안과 전문의 검사를 받았다. 종양의 크기는 2mm x 4.8mm로 나타났으며, 재검사 때 병변이 급격히 자라 4mm x 5mm가 됐다. 의료진은 눈에 비색소성 피부암일 가능성이 있는 병변을 제거하기 위해 수술을 진행했다.

81세 여성과는 달리 이 여성은 눈 전체를 제거할 필요는 없었지만, 남아 있을 수 있는 암 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방사선 치료를 실시했다. 이후 암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이 여성은 평생 매년 암 검진을 받아야 한다.

해당 두 사례에 대한 보고를 마무리하면서 의료진은 "해당 유형의 종양이 눈에 나타나는 일이 매우 드물기 때문에 치료와 예방에 대한 연구가 어려움을 겪었다"며 "희귀성 때문에 환자와 의료진 모두 비암성 상태로 오인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진단과 치료도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결막염이나 단순 염증으로 오인할 수 있는 눈 비색소성 흑색종

한편, 비색소성 흑색종은 일반적인 흑색종과 달리 멜라닌 색소를 거의 또는 전혀 포함하지 않아 피부에 색소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매우 드문 형태의 흑색종이다. 일반적으로 흑색종은 어두운 색의 병변이 특징이지만, 비색소성 흑색종은 붉거나, 분홍색, 피부색과 유사하거나 연한 색을 띤다.

색소 변화가 없어서 피부염, 습진, 양성 종양 등 다른 피부 질환으로 오인될 수 있다. 진단과 발견이 어려워 암 후기 단계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일반 흑색종보다 더 공격적일 수 있고 치료도 더 까다로워질 수 밖에 없다. 주로 피부에서 발생하지만, 눈, 입, 생식기와 같은 점막에서도 드물게 발생할 수 있다.

위 사연은 눈에 발견돼 더 드문 사례로 보고 됐다. 앞서 설명처럼 비색소성 흑색종은 색깔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눈에 나타날 시 결막염이나 단순 염증과 같이 다른 안과 질환으로 오인될 가능성이 크다. 치료가 지연될 수 있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주로 맥락막(choroid), 홍채(iris), 섬모체(ciliary body)와 같은 안구의 색소 세포가 있는 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다. 이 중 맥락막 흑색종이 가장 흔하다. 종양의 크기가 크거나 눈의 기능을 보존할 수 없을 정도로 진행된 경우, 81세 사례처럼 눈을 완전히 제거하는 안구 적출술이 필요할 수 있다. 만약 종양이 비교적 작다면, 50세 여성 사례 처럼 종양만을 제거하는 수술이 가능할 수 있다. 시력에 변화가 있거나 이물감, 눈의 돌출 등의 증상이 느껴지면 신속한 검진이 필요하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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