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어린이 1300명 사망한 이유가...알고보니 박쥐 탓?

질병에 걸려 박쥐 감소하자 살충제 사용 늘린 탓

미국에서 질병에 걸려 죽어가는 박쥐로 인해 1300명 이상의 어린이가 사망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에서 질병에 걸려 죽어가는 박쥐로 인해 1300명 이상의 어린이가 사망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뉴욕 타임즈 등은《사이언스(Science)》에 발표된 연구를 인용해 박쥐가 죽은 후 농부들이 살충제 사용을 크게 늘렸고, 이는 유아 사망률을 평균 8% 가까이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지난 20년 동안 북미 박쥐는 흰코 증후군이라는 곰팡이성 질병으로 수백만 마리가 감소했다. 이 질병은 박쥐의 피부에 감염돼 겨울잠에서 일찍 깨어나, 종종 얼거나 굶어 죽는다. 박쥐 개체수의 급격한 감소는 자연에만 해를 끼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도 해를 끼쳤다.

박쥐는 질병을 옮기는 모기와 인간이 싫어하는 다른 곤충과 벌레를 먹는다. 이에 따라 박쥐가 줄어들면 잃어버린 자연적 기능을 대체하기 위해 더 많은 살충제가 사용된다. 이런 연쇄 현상으로 영유아들의 질병 사망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시카고대 연구진이 흰코 증후군에 감염된 지역의 살충제 사용량과 유아 사망률을 분석한 결과 살충제 사용량은 평균 31.1%나 늘어났고, 유아 사망률은 건강한 박쥐가 있는 지역보다 평균 7.9% 더 높았다. 이는 유아 사망자가 1334명 더 많다는 것을 의미했다.

연구진은 “농부들이 곤충을 먹는 박쥐의 감소에 반응했고, 그 반응이 인간 유아에게 부정적인 건강 영향을 미쳤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를 제공하는 결과”라고 말했다.

최근의 여러 연구에서 야생 동물 개체군 붕괴가 사람들에게 예상치 못한 연쇄 효과를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6월 발표된 연구는 인도의 독수리 개체군 붕괴로 인해 50만 명의 인간이 사망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썩은 고기를 먹는 청소부 새가 없었기 때문에 광견병과 기타 감염이 만연했기 때문이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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