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이어 인슐린까지...릴리, '주 1회' 주사제 승기 잡을까
일일 인슐린 주사제와 비슷한 혈당 개선효과 보고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가 주 1회 인슐린 주사제 경쟁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최근 당뇨병 환자를 겨냥한 주 1회 기저 인슐린 주사제 '에프시토라-알파(efsitora alfa)'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 두 건의 3상 임상에 성공하며 시장 출시 가능성을 높인 것이다.
당뇨병과 비만약 시장에서 릴리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노보 노디스크가 올해 7월 주 1회 인슐린 주사제의 미국 허가에 제동이 걸린 것과 대비되는 모양새다. 해당 제품은 주사제를 사용한 제1형 당뇨병 환자에 저혈당 발생 문제가 도마에 오르며, 사실상 연내 출시가 어려워졌다는 전망이다.
릴리는 5일(현지시간) 주 1회 기저 인슐린 주사제 에프시토라-알파를 평가한 두 개의 3상 임상 'QWINT-1 연구'와 'QWINT-3 연구'에 긍정적인 톱라인(주요 분석 내용) 결과를 발표했다.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당화혈색소(A1C) 수치 개선 효과를 평가한 결과, 매일 인슐린 주사제를 사용한 환자군과 비교해 비열등한 혜택이 보고됐다.
주요 결과를 보면, QWINT-1 연구의 경우 에프시토라를 주사한 환자군에서는 치료 52주 시점에 평균 당화혈색소가 1.31% 감소했고, 기존 '인슐린 글라진'을 매일 주사한 환자군에서는 1.27%가 낮아졌다. 또한, QWINT-3 연구에서는 에프시토라를 투여한 환자군에서는 치료 26주 시점에 당화혈색소를 평균 0.86% 낮췄으며, '인슐린 데글루덱'을 주사한 환자군에서는 0.75% 감소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릴리는 성명을 통해 "주 1회 주사가 가능한 인슐린 제품에 임상적 근거를 계속해서 쌓는 중"이라며 "주 1회 주사제인 에프시토라는 연구 기간 혈당 조절에 상황에 따라 4주 간격으로 네 차례에 걸쳐 약물의 고정용량을 조절했다. 이러한 방식이 인슐린 치료를 더 쉽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에프시토라의 전반적인 안전성과 내약성은 일일 기저 인슐린 주사제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며 "특히 QWINT-1 연구에서 에프시토라 주사군의 유의미한 저혈당 발생률은 인슐린 글라진 주사군보다 약 40%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쟁사인 덴마크 소재 글로벌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는 주1회 주사제의 미국 허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미 유럽 및 캐나다, 일본, 호주 등에서는 주 1회 인슐린 주사제 '어위클리(인슐린 아이코덱)'로 승인을 획득하며 선두를 유지했지만, 미국에서는 제1형 당뇨병 적응증과 관련해 제조상의 문제 등을 이유로 미국 FDA 허가 신청을 거절당했다. 이에 노보 노디스크 관계자는 "올해가 가기 전에 인슐린 아이코덱을 둘러싼 규제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