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에 착 감으면 건강 검진해 주는 전자 랩 나왔다

땀을 에너지원 삼아 땀 속 다양한 생체지표의 혈중농도 측정

반창고 붙이듯 쉽게 부착하면 간단한 건강 검진이 가능한 전자 손가락 랩이 개발됐다. [사진=UCSD 시차오 딩 연구원 제공]
반창고 붙이듯 쉽게 부착하면 간단한 건강 검진이 가능한 전자 손가락 랩이 개발됐다. 게다가 이 랩은 손가락 끝의 땀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에 별도의 전원이 필요 없다. 《네이처 전자학(Nature Electronics)》에 발표된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캠퍼스(UCSD)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4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이것은 손끝에서 이뤄지는 자동 건강검진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논문의 주저자인 UCSD의 시차오 딩 박사후연구원(전자공학)은 말했다. 손끝에서 나오는 땀을 분석해 혈당, 비타민, 약물 및 기타 생체지표의 혈중 농도를 측정해주는 전자장치라는 설명이다.

손가락 끝은 신체에서 땀을 가장 많이 흘리는 곳이라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각 손가락 끝에는 천 개 이상의 땀샘이 있어 신체의 다른 부위보다 100~1000배 더 많은 땀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 이 땀을 인간의 건강을 추적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기 위해 연구진은 얇고 유연하며 신축성이 있는 폴리머에 여러 전자 부품을 부착해 사람의 손가락에 꼭 맞게 감쌀 수 있는 랩을 만들었다.

이 전자 랩은 손가락 끝 땀에서 전력까지 끌어온다. 랩에는 땀에서 발견되는 화학 물질을 전기로 변환하는 바이오 연료 전지가 포함돼 있다. 이 연료전지에 의해 전환된 전기는 한 쌍의 신축성 있는 염화은 배터리에 저장된다.

이 배터리는 혈당, 비타민C 또는 파킨슨병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인 레보도파와 같은 특정 생체지표를 추적하는 4개의 센서에 전원을 공급한다. 또 랩에 내장된 작은 칩 하나가 센서의 신호를 처리하고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앱으로 데이터를 전송한다. 그래서 “착용자가 휴식 중이거나 잠을 자고 있어도 에너지를 수확하고 생체지표 수치를 추적할 수 있다”는 것.

연구진은 피험자들에게 하루 종일 이 장치를 착용하게 하고 4가지 생체지표의 변화를 추적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4가지 수치는 식사 중 혈당수치, 운동 중 젖산수치, 오렌지 주스를 마시는 동안 비타민C 수치, 레보도파의 천연 공급원인 누에콩(잠두)을 먹은 뒤 레보도파 수치였다.

연구진은 센서를 교체하면 다른 유형의 생체지표 분석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손가락 랩은 또 다른 장치와 연동을 통해 사람들의 건강 유지를 도울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당뇨병 환자의 혈당 수치 변화를 인슐린 펌프에 알려줘 인슐린 조절을 도울 수 있다. 딩 연구원은 “하나의 장치에 자율 기능, 감지 및 치료 기능을 모두 담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928-024-01236-7)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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