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기에 물렸을 뿐인데"...목 아래부터 마비된 18세男, 무슨 일?

모기에 물린 후 바이러스 감염된 소년…인공호흡기 뗀 후 아직 몸 제대로 움직이지 못해

건강했던 10대 소년이 모기에 물린 후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된 사연이 소개됐다. [사진=더선 보도 갈무리/ 아래사진=이집트숲모기, 게티이미지뱅크]
건강했던 10대 소년이 모기에 물린 후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된 사연이 소개됐다.

영국 일간 더선은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에 물린 후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까지 달았다 회복 중인 한 소년의 사연을 보도했다.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카운티의 한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존 프록터 6세(18)는 지난달 8일 경부터 두통과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병원에서는 긴장성 두통과 탈수증이라며 휴식을 취할 것을 권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온 후 구토 증상이 심해져 다시 병원을 찾았고, 이번에는 장염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약을 받아 집으로 다시 돌아왔지만 증상은 더욱 심해지기만 했다. 존은 아무것도 먹지 못했고, 고열에 시달렸다. 다른 병원에서는 장염이나 뇌수막염을 의심하기도 했지만, 검사 결과 이도 아니었다.

그 사이 존은 점점 무기력해졌다. 팔을 들기도 힘들어했고, 말도 어눌해졌다. 이를 본 존의 아버지는 뇌졸중을 의심해 아이를 차에 태워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 존은 즉시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인공호흡기를 달았다. 그리고 입원한 지 16일이 지난 8월 25일에서야 존이 모기에 물려 웨스트나일바이러스(West Nile Virus)에 감염됐고, 그로 인해 뇌졸중과 폐렴이 발생했음을 알게 됐다.

다음날 호흡 튜브를 제거하긴 했지만, 회복을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현재 존은 매우 약한 상태이며, 오른팔과 양쪽 다리를 움직일 수 있을 정도만 회복이 됐다. 왼팔은 여전히 움직일 수 없으며, 목을 움직이거나 스스로 앉지는 못한다. 의료진은 회복까지 매우 긴 여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개 모기에 물려 전파되는 감염병 웨스트나일열…드물게 중증 감염으로 나타나기도

웨스트나일열은 주로 이집트숲모기에 물려 웨스트나일바이러스에 감염돼 발병하는 감염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제3급감염병으로 분류되어 있다. 대부분 경증으로 무증상이 경우가 많지만, 2일에서 2주간의 잠복기를 거쳐 갑자기 열, 두통, 근육통이 발생할 수 있다. 허약감, 식욕 감퇴, 구역, 구토 등의 소화기 증상을 동반한다.

드물게 중증 감염이 나타나기도 한다. 침범 부위에 따라 시신경염, 뇌신경 이상, 다발신경근염, 척수염, 경련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으며 발열, 위장관 증상, 허약감, 의식 수준의 변화, 심한 근육 허약, 이완성 마비가 나타날 수 있다. 신경계 감염을 일으킨 경우 약 10%의 치사율을 보이기 때문에 고령자나 만성질환자 등은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특히 조심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웨스트나일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 150명 중 1명이 발작, 근육 약화, 마비를 유발하는 심각한 신경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최근 중동, 미국, 동유럽, 아프리카, 서아시아 등에서 웨스트나일열 감염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최근의 기후 변화는 매개 모기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해, 이로 인해 매개 모기 개체 수가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까지 웨스트나일바이러스를 위한 치료약은 나와 있지 않다. 또한 개발된 백신도 없기 때문에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질병관리청은 웨스트나일바이러스 유행 지역을 방문할 경우 바이러스가 유입될 수 있다며, 유행 지역을 방문할 때에는 △모기기피제, 모기장, 방충망 사용 △밝은색 긴 옷 착용 △야외활동 후 샤워(땀 제거) △짙은 향수나 화장품 사용 자제 등을 권고하고 있다.

    지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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