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젊음 위해 녹용 피로 목욕?...의사들에 "늙지 않는 법 개발하라"

러시아 정부, 국가 평균 수명 감소 문제 해결 위해 각 의과학연구소에 서한 보내, "노화방지법 개발하라" 요청...푸틴 건강 이상설도 끊임없이 제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린 제8차 동방경제포럼(EEF)에 참석한 모습. ⓒ News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러시아 의과학자들에게 혁신적인 노화 방지 치료법을 신속하게 개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탐사보도매체 메두자(Meduza)와 시스테마(Sistema)가 밝힌 바에 따르면, 러시아 보건부는 지난 6월, 여러 의과학 연구 기관에 서한을 보내 러시아 국민의 건강과 복지를 보존하고 증진하기 위한 제안을 긴급히 개발해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이는 러시아 평균 수명 감소 문제를 해결을 위한 것으로 2030년까지 "175000명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 목표다(17만 5천명이라는 숫자가 어떻게 나왔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2030년까지 예상되는 노화로 인한 사망자 수일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 정부가 장수와 건강한 노화 첨단 기술에 대한 투자 계획을 공개하면서, 의과학자들에게 요청한 몇 가지 핵심 분야 개발 제안 항목으로는 △세포 노화 영향을 완화하는 방법 △인지 저하 및 감각 손상을 예방하는 혁신적 기술 △면역 체계를 조절하고 교정하는 방법 △바이오프린팅을 활용한 첨단 의료 기술 등이다.

이에 대해 의과학자들의 불만도 터져 나왔다. 6월에 해당 서한을 받은 한 러시아 한 의사는 "보통은 어떤 국가 프로젝트나 연방 프로그램이라도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해 여러 차례 회의와 공개 토론을 통해 먼저 토대를 만들기 마련인데 다짜고짜 의사들에게 개발하라는 요청은 처음 봤다. 마감일도 너무 촉박한데 이런 일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 과학자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우리는 모든 걸 내려놓고 노화 방지 개발 일을 해야 한다. 이 정도까지 냉소주의일 수 있는지 정말 당황스럽다"고 볼멘 소리를 하기도 했다.

연구 비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크렘린(러시아 정부를 대표하는 표현)과 가까운 한 소식통은 "이 국가 프로젝트에서 논의되는 현대 연구들은 비용이 상당히 많이 든다. 새로운 약을 개발하는 데도 수십억이 필요하다. 어떤 국가 프로젝트도 이를 감당할 수 없으며, 특히 지금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얼마나 빨리 의미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는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물리학자 미하일 코발추크에 의해 적극 추진되고 있다. 미하일은 러시아의 핵 연구 시설인 권위 있는 쿠르차토프 연구소 소장이기도 하다. 크렘린 소식통에 따르면 미하일은 '영원한 생명'과 '러시아 게놈 프로젝트'에 대해 열광하고 있다.

건강 이상설 푸틴, 젊음과 정력 위해 "시베리아 붉은사슴의 녹용 피를 마시고 목욕한다" 전해지기도 

한편, 러시아 안팎에선 푸틴 대통령이 파킨슨병이나 암에 걸렸다는 소문이 도는 등 그의 건강 위기설이 떠돌기도 했다. 지난 2022년 러시아 탐사 보도 매체 프로엑트(Proekt)에 따르면 갑상선암 전문 외과의인 예브게니 셀리바노프 박사가 푸틴을 만나기 위해 그의 흑해 거주지를 35차례 방문했으며, 총 166일을 푸틴과 함께 보냈다. 이비인후과 의사인 이고르 에사코프 박사와 알렉세이 셰글로프 박사도 푸틴을 자주 방문했던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푸틴의 수행 의료진 수는 2016년과 2017년에는 평균 5명이었지만, 2019년에는 9명으로 늘어났고, 의료진 중에는 마취과 의사, 신경외과 의사, 감염병 전문의, 중환자 치료 전문의도 포함돼 있었다. 이에 따라 푸틴이 수술이나 심각한 처치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는 시기, 특히 그가 허리 수술을 받았을 때, 소치에서 그를 돌본 의료진의 수가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또한 대체 의학의 일환으로 푸틴이 잘린 사슴 뿔(녹용)에서 추출한 피로 목욕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푸틴이 젊음과 활력을 찾기 위해 초자연적이고 미신에 가까운 행동을 한다는 설은 끊임없이 나오기도 했다. 대표적인 것이 위 보도된 내용처럼 푸틴은 시베리아 붉은사슴의 잘린 뿔에서 나온 피를 마시거나 그 피로 목욕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에서 녹용의 피로 목욕을 하는 사람들은 그 피가 면역체계를 강화하고 노화를 막아주며, 특히 남성의 정력에 좋다고 믿는다. 하지만 사슴의 부드러운 뿔이나 그 피가 치료 효과가 있다는 과학적 증거는 아직 없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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