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심야응급실 방문…"의료진 헌신에 늘 죄송한 마음"

"생명보다 중요한 게 뭐가 있겠나"...의료인 충분한 보상 약속

4일 저녁 8시 50분 쯤 의정부 성모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가운데)은 1시간 20분 가량 머물며 한창희 의정부성모병원장(왼쪽) 등 의료진의 안내를 받아 심야응급실 상황을 점검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밤 심야응급실을 찾았다. 지난 2월 의료개혁 발표 후 9번째 의료기관 방문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밤 경기도 의정부성모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를 방문해 병원 관계자·의료진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대통령실 성태윤 정책실장과 장상윤 사회수석,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동행했다.

윤 대통령은 "응급의료가 필수 의료 중 가장 핵심인데 국가에서 제대로 관심을 가지고 도와드리지 못한 것 같아 참 안타깝다"며 "헌신하는 의료진에게 늘 죄송한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무엇을 하면 의료진 여러분들이 일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기탄없이 이야기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한창희 의정부성모병원장은 "전공의의 빈 자리를 채운 교수들의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어 배후 진료에 차질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의료 전달 체제를 개선해 환자 수가 아닌 진료 난이도로 보상받는 시스템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정부의 수가 정책이나 의료제도가 이러한 어려움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피부미용이나 비급여 위주인 의원과 비교해 봐도 업무강도는 훨씬 높고 의료사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데도 보상은 공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무강도가 높고 의료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필수 의료에 대해 이른 시일 내 적절한 보상체계가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고위험, 중증 필수 의료 부문이 인기과가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 개선 등 전폭적인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윤 대통령은 "국민 생명보다 더 중요한 게 뭐가 있겠습니까"라고 반문하며 "늘 긴장 속에서 보내는 의료인들이 충분히 보상받게 해주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명절 연휴 응급실 정상화를 위한 지원도 약속했다. 그는 "응급실 수요가 많아지는 명절 연휴가 다가오고 있는데 가용한 자원을 가장 우선으로 투입해서 의사 선생님들이 번아웃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며 "필요할 경우 예비비를 편성해서라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의료대란 대책 특별위원회도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병원을 찾아 응급의료 현장 점검과 의료진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이재명 대표는 의대 증원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가 의료개혁 정책을 급하게 밀어붙이면서 "상황이 너무 많이 꼬여있다"는 이유에서다.

대통령실은 전날 밤 윤 대통령의 심야응급실 방문이 "여야 대표의 의료기관 방문과는 전혀 상관없이 이전부터 내부적으로 검토했던 일정"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국정브리핑·회견 이후 의정갈등 장기화 국면을 점검하기 위해 추가 현장 방문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윤 대통령의 의료기관 방문이 지난 2월 의료개혁 정책 발표 이후 아홉 번째라고도 알렸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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