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 부어오르다 까매져"...의식도 잃은 女, '사랑니' 때문에?
발진에서 시작해 패혈증까지…사랑니 때문에 목숨 위험할 뻔 했던 여성
매복된 사랑니로 인해 패혈증까지 겪게 된 여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미국 뉴욕포스트 보도에 의하면, 호주에 사는 케이틀린 알솝은 23세였을 때 얼굴에 생긴 발진이 몇 달 동안 지속되는 증상을 겪었다. 의사를 몇 명이나 만났지만 모두 별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다 열이 나고 목과 귀가 아픈 증상이 나타났고, 케이틀린은 독감에 걸렸다고 생각했다. 의사 또한 독감으로 보인다며 안정을 취하라고 권했다.
시간이 지나며 증상은 호전됐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와 함께 저녁식사를 하던 중 갑자기 혀를 깨문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몇 시간이 지나자 혀가 부어 오르더니 입 밖으로 침이 흘렀다.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숨도 잘 쉬지 못할 정도가 되자 그는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난 것이라 생각했다. 항히스타민제를 먹으려고 했지만 삼킬 수가 없었고, 이에 곧장 병원으로 옮겨졌다.
의사는 아나필락시스(특정 물질에 대해 몸에서 과민 반응을 일으키는 증상)를 의심하고 아드레날린 주사를 놔주었다. 하지만 컨디션은 계속해서 나빠졌고, 마침내 의식이 희미해지면서 상반신에 파랗고 빨간 발진이 심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혀도 까맣게 변했다. 즉시 대학병원으로 이송된 그는 기관내삽관을 하고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CT 스캔으로 밝혀진 원인은 매복된 사랑니가 일으킨 감염이었다. 그는 곧장 사랑니를 발치하기 위한 응급 수술을 받아야 했다. 경정맥도 눌려 있는 상태였다. 감염이 왜 그렇게 위험한 상황까지 몰고 갔는지 케이틀린이 알게 된 건 한참이 지난 후였다. 알솝은 감염으로 인해 패혈증이 발생해 목숨이 위험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온전히 맹출되지 못한 매복사랑니, 감염 위험 높아
사랑니는 입안에서 가장 늦게 나오는 치아로, 대개 사춘기 이후 17~25세 무렵에 나기 시작한다. 사랑니가 모두 날 경우 총 4개가 되지만, 사랑니가 아예 없는 사람도 있고 나오는 개수도 사람마다 다르다. 사랑니가 정상적으로 자라 청결하게 유지·관리가 되면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가장 안쪽 끝에 공간이 부족한 상태로 자리잡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식증(충치), 치관주위염, 맹출 장애 등 다양한 형태의 질환을 일으킬 위험도 있다.
맹출은 치아가 잇몸을 뚫고 구강 내로 나오는 것을 말한다. 사랑니는 공간이 부족해 정상적인 위치에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정상 치열의 위치에서 벗어나 틀어져서 비스듬히 나오거나, 일부만 나오고 일부는 잇몸 뼈에 묻히거나(부분 매복), 바로 앞 어금니에 걸려 맹출하지 못하고 앞니를 압박하는 형태로 누워 나기도 한다.
매복 사랑니는 사랑니가 잇몸선 위로 부분적으로만 나오거나 비스듬히 나오는 것을 말한다. 사랑니가 완전히 나올 수 있는 입안의 공간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 매복될 수 있다. 이렇게 매복된 사랑니 주위에는 음식물 찌꺼기나 플라그가 쌓여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다.
매몰된 사랑니는 충치나 잇몸질환을 일으키는 것 외에 드물게 합병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먼저 사랑니의 매복이나 감염으로 인해 치아 낭종이 생길 수 있다.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치아 주머니 안에 물이 차서 물혹(낭종)이 되는 것이다. 낭종은 시간이 지나면서 주변 치아 뿌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턱뼈에 손상을 줄 수도 있다. 감염이 심한 경우 입이나 턱, 상부 호흡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드물게는 감염이 혈류로 퍼져 패혈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
매복치는 발치가 쉽지 않다. 잇몸을 절개하고 치아를 조각 내거나 하는 등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사랑니 주위의 다른 구조물들과의 연관성 때문에 발치 시 위험 부담이 따르기도 한다. 따라서 발치를 해야 하는 경우라면 전문가와 충분한 상담을 거친 후 치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