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kg 거뜬히 올려" 세계서 가장 힘센 男...'이 근육' 3배 발달
무릎아래서 골반까지 근육과 힘줄 세트인 거위발건 3배나 발달
세계에서 가장 힘센 남자는 무슨 근육이 가장 발달됐을까? 그의 근육(근)과 힘줄(건)을 분석한 결과, 그동안 주목받지 않았던 가늘고 긴 다리 근육과 힘줄이 가장 발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바로 골반과 허벅지뼈를 안정시켜주는 거위발건(Pes anserinus)이다.
《응용생리학저널(Journal of Applied Physiology)》에 발표된 영국 러프버러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가디언이 최근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2017년도 세계적 근력 경연대회인 ‘스트롱맨 세계 대회’ 세계 챔피언에 오른 영국 트럭 정비공 출신의 ‘비스트’ 에디 홀(36)의 근육과 힘줄을 분석했다. 홀은 2016년 바닥에 놓인 바벨을 잡고 팔을 구부리지 않은 자세로 엉덩이 높이까지 들어 올리는 데드리프트 챔피언십 대회에서 세계 최초로 500㎏을 들어 올리는 등 역대 최강의 스트롱맨으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15년 동안 꾸준히 근력훈련을 해온 그의 근육과 힘줄 중에서 특히 무릎 아래에서 골반까지 이어지는 거위발건이 근력운동을 하지 않는 남성의 3배에 달할 정도로 가장 발달했다고 보고했다. 일반 남성과 비교했을 때 거위발건의 질량 차이가 가장 컸다는 것.
거위발건은 강풍에 텐트가 날아가지 않도록 고정해주는 밧줄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하여 ‘벌림줄 근육(guy rope muscle)’으로 불리기도 한다. 넙다리빗근(sartorius), 두덩정강근(gracilis), 반힘줄근(semitendinosus) 3가지 근육이 정강뼈 위쪽에서 합쳐져 하나의 힘줄을 이루는데 그 형태가 거위의 물갈퀴를 연상시킨다 해서 거위발건으로 불린다.
연구진은 홀이 데드리프트 세계신기록을 세우는데 거위발건이 발달한 것이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홀은 300kg의 벤치프레스를 들어 올렸고 바벨을 바닥에서 머리 위까지 들어올리는 액슬 프레스에서도 216kg의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이밖에 홀의 허벅지 대퇴사두근은 훈련하지 않은 남성보다 두 배 이상 컸다. 연구진이 측정한 엘리트 육상선수 중 가장 큰 경우보다 18% 더 컸다. 또 홀의 햄스트링은 훈련받지 않은 일반인의 두 배 크기였고 허벅지 뒤쪽의 큰 근육인 대퇴이두근은 2~3배 더 컸다. 그러나 무릎의 슬개골 힘줄과 고관절 굴곡근과 같은 다른 근육과 힘줄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책임자인 러프버러대의 조나단 폴랜드 교수(신경근 기능)는 “거위발건은 과학적으로 거의 주목받지 못했기 때문에 다양한 작업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잘 몰랐다”고 밝혔다. 그는 “수십 년 동안 무거운 짐을 들어 옮기고 운반하는 일을 해왔고 매우 잘하는 사람의 거위발건이 매우 잘 발달돼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이 다리 근육과 힘줄 세트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중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논문의 주저자인 러프버러대의 토마스 발쇼 박사(운동학)는 거위발건 강화에는 스쿼트 및 기타 일반 운동과 독립적으로 고관절 회전 운동과 무릎 굴곡 운동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journals.physiology.org/doi/abs/10.1152/japplphysiol.00342.2024)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