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 피우면 유전자 변형된다?
대마초 피운 사람의 혈액에서 유전자 변형 마커 다수 확인돼
대마초가 미국 일부 주에서 합법화되며 미국인 중 절반 가까이가 대마초를 적어도 한 번 이상 피운 것으로 알려졌다. 대마초가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대마초가 유전자 변형을 통해 후손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대마초를 사용하면 인체의 에피게놈에 변화가 생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치 세트처럼 기능하는 에피게놈은 유전자를 활성화하거나 비활성화해 신체 기능을 바꾼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진은 20년 동안 대마 사용에 대해 질문받는 장기 연구에 참여한 성인 1000명을 연구했다. 연구 참여자들은 15년과 20년 시점에 두 번 혈액 샘플을 제공했다. 연구진은 혈액 샘플을 분석해 최근 또는 장기간 대마를 사용한 사람들의 후성유전적 변화, 특히 DNA 메틸화 수치를 살펴봤다.
DNA에서 메틸기를 추가하거나 제거하는 것은 가장 많이 연구된 후생유전적 변형 중 하나이다. 환경적 요인과 생활 방식 요인은 이러한 메틸화 변화를 촉발할 수 있으며, 이는 미래 세대로 전달될 수 있다. 혈액 바이오마커는 최근과 과거의 노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대마 사용에 대한 포괄적인 데이터를 통해 시간 경과에 따른 누적 사용과 최근 사용을 추정하고 이를 혈액 내 DNA 메틸화 마커와 비교해 분석했다.
연구진은 15년에 채취한 혈액 샘플에서 많은 DNA 메틸화 마커를 발견했는데, 그 중 22개는 최근 사용과 관련이 있었고 31개는 누적 대마 사용과 관련이 있었다. 20년에 채취한 혈액 샘플에서 는 최근 사용과 관련된 132개 마커와 누적 사용과 관련된 16개를 확인했다.
대마 사용과 관련된 여러 가지 후성유전적 변화는 세포 증식, 호르몬 신호 전달, 감염, 정신 분열증 및 조울증과 같은 신경 장애, 약물 사용 장애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연구는 대마초가 이러한 변화를 직접적으로 일으키거나 건강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을 증명하지는 않았다.
노스웨스턴대의 역학자 드류 나니니 박사는 “이 연구는 마리화나 사용과 후성유전적 요인 간의 연관성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