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좋게 하려 '이것' 흡입 유행?"...12세 소년 죽다 살아나, 위험한 정체는?

틱톡 중심으로 유행하는 에어로졸 제품 흡입하는 크로밍...아이들 따라했다가 사망사고 이어져, 가족들 위험성 당부하고 나서

영국에서 한 12세 소년이 최근 '크로밍' 트렌드를 따라하다 심정지가 발생해 생명이 위태로운 직전까지 갔던 사연이 공개됐다. 소년의 엄마 니콜라는 아들이 쓰러진 것을 보고 이 트렌드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 응급구조대원들이 그를 살리기 위해 흉부 압박을 시도하는 사진들을 찍어 공개했다.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보도 갈무리]
최근 틱톡을 중심으로 SNS(소셜미디어)에서 에어로졸 제품에서 나오는 유독한 가스를 흡입해 '취함'을 느끼는 행태가 유행처럼 번짐에 따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른바 '크로밍(chroming)'으로 인해 의식을 잃고 사망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으면서 이러한 콘텐츠를 제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 되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의 주요 외신에 따르면 크로밍은 데오도란트, 헤어 스프레이, 탈취제 등을 사용해 유독 가스를 흡입하는 트렌드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된 속어로, 호주에서 유래된 비공식적인 단어다. 2006년 어반 딕셔너리(Urban Dictionary, 비공식적 표현, 속어, 신조어 등을 수록한 온라인 사전)에 처음 등장했다.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젊은 세대들 사이에 이 크로밍이 인기를 끌며, 유독 가스를 흡입하는 영상을 게시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이를 본 아이들이 따라하면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영국에서 한 12세 소년이 최근 '크로밍' 트렌드를 따라하다 심정지가 발생해 생명이 위태로운 직전까지 간 사연이 공개됐다. 도넌캐스터에 사는 세사르 왓슨-킹은 지난달 아는 형이 크로밍을 보여준 후 이를 따라하기 위해 데오드란트를 흡입했다. 세사르는 흡입 직후, 주방 바닥에서 쓰러져 발작을 일으켰다.

이 때 세사르의 엄마인 니콜라 킹(36세)이 넷째인 아기에게 모유를 먹인 후 잠자리에 들고 있었다. 그 순간 쿵하는 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인지 확인하기 위해 계단을 내려가다 신음소리가 들렸고, 세사르가 눈이 뒤집힌 채로 발작을 일으키는 것을 발견했다. 놀란 니콜라는 바로 CPR(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그의 형은 구급차를 불렀다. 도착한 응급구조대원들은 세사르를 병원으로 급히 이송했으며, 그곳에서 그는 여러 차례 발작을 일으키고 심정지를 겪었다. 결국 의학적으로 유도된 혼수 상태에 빠졌다.

48시간 동안 유도 혼수 상태 후에 세사르는 의식을 차렸고 8일 만에 퇴원했다. 집에 돌아온 그는 스스로 호흡할 수 있게 됐으며 걷고 말할 수 있지만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을 하지 못한다.

나폴리는 경찰이 와서 주방 바닥에서 탈취제 캔과 기타 크로밍 관련 물품을 발견함에 따라 세사르가 의식을 잃기 전에 탈취제를 흡입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나폴리는 "만약 그날 밤 바로 세사르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아들은 아침에 사망한 채로 발견됐을 것이다"며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말라고 혼을 냈고, 집에 있는 모든 스프레이를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크로밍 트렌드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 응급구조대원들이 아들을 살리기 위해 흉부 압박을 시도하는 사진들을 찍어 공개(상단 사진 우측)했다. 나폴리는 혹시 트렌드를 따라할 아이들에게 "한 순간 기분 좋게 하려다 본인과 부모에게 끔찍한 고통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혹시나 모를 일을 위해 부모들도 응급 처치 교육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화학물질 포함된 제품 흡입 크로밍...중추신경계에 영향 미치고 심정지 일으킬 수 있어 

크로밍으로 인한 사망사건은 올해 3월에도 발생한 바 있다. 랭커스터에 사는 11세의 톰미-리 그레이시 빌링턴은 친구 집에서 크로밍을 시도한 후 자는 동안 사망했다. 톰미의 가족은 이런 비극이 다른 어린 생명을 앗아가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주위에 위험성을 당부하고 있다. 특히 그의 할머니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 틱톡에 아이들이 크로밍에 현혹되지 않게 보호해달라고 당부하고 나섰다.

지난해 9월, 아일랜드 클레어 카운티에 사는 14세의 사라 메스칼도 크로밍을 시도한 후 사망했다. 사라는 가스를 흡입한 후 쓰러졌고, 유도된 혼수 상태에 들어갔지만 안타깝게도 3일 후 세상을 떠났다.

소셜미디어에서 크로밍 콘텐츠를 본다면 절대 따라해서는 안되며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이 콘텐츠에 대해 경고할 필요도 있다. 크로밍의 잠재적 위험은 생각보다 크다. 어떤 형태로든 흡입제가 남용되면 중추 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뇌 활동을 느리게 하며, 그 결과 단기적 '취함'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 상태에서 발음이 어눌해지고, 현기증, 환각, 메스꺼움, 혼란을 유발할 수 있고, 질식 위험도 높다. 유독한 가스를 흡입하면 더 심각한 증상을 초래할 수도 있으며,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져 심장마비나 심정지를 일으킬 수 있다.

영국 약물 및 에어로졸 남용 자선 단체인 '토크투프랭크(Talk to Frank)'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매년 접착제, 가스, 용매제 및 에어로졸과 관련된 사망자가 50명 이상 발생한다. 이 단체는 에어로졸을 조금만 사용해도 혼수 상태나 심지어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만약 아이가 호기심에 크로밍으로 유독 가스를 흡입했다면 즉시 응급처치를 취하도록 한다. 즉시 환기가 잘 되는 곳으로 이동시키거나 창문을 열어 공기를 환기 시킨다. 아이를 편안한 자세로 눕히고, 고개를 옆으로 돌려 토를 하거나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한다. 의식이 있는지 확인하고 호흡과 맥박을 확인해 반응이 없다면, 즉시 심폐소생술(CPR)을 시작한다. 인공호흡을 2번 시도한 후, 흉부 압박을 30번 시행하고, 응급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계속 반복하도록 한다.

아이가 의식이 있지만 혼란스러워하거나 불안해하는 경우, 편안한 자세로 눕혀 안정을 취하도록 한다. 응급구조대가 도착하면, 아이의 상태와 발생한 사건에 대해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도록한다. 아이가 흡입한 물질, 사건이 발생한 시간 등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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