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피, 다발성경화증 신약 개발 나섰지만...일부 임상 좌초
BTK 억제제 '톨레브루티닙', 주요 임상서 자사 '오바지오' 효과 넘지 못해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사노피가 다발성 경화증 신약 개발에 차질을 빚게 됐다. 회사가 차세대 신약 파이프라인으로 지목한 후보물질 '톨레브루티닙(Tolebrutinib)'이 주요 후기 임상시험에서 효과 확인에 실패했다.
하지만, 사노피는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 일부 임상을 근거로 글로벌 허가 신청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사노피가 진행한 톨레브루티닙 임상 3상 중 2건이 주요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물질은 사노피가 차세대 블록버스터 약물로 기대를 걸로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 약물이었다.
톨레브루티닙은 2021년 사노피가 37억 달러(한화 약 4조9500억원)에 전문 개발사 프린시피아 바이오파마를 인수하면서 확보한 후보물질이다.
브루톤 티로신 키나아제(BTK) 억제제 계열 치료제로, 체내 면역 B세포 및 골수 세포의 기능을 조절하는 BTK 효소의 단백질 결합 부위에 결합해 촉매 반응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국내외 주요 제약사들은 다양한 난치성 질환에 BTK 억제제 개발 경쟁에 돌입한 상황이다.
톨레브루티닙은 두 가지 형태의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로 3상 임상평가가 진행 중이었다. 'HERCULES 연구'는 재발하지 않는 이차 진행성 다발성 경화증 환자를 대상으로 했으며, 'GEMINI 1 및 2 연구'는 재발성 다발성 경화증 환자에 초점을 맞췄다. 전자인 비재발성 이차 진행성 다발성 경화증은 재발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여전히 피로, 인지장애, 보행 장애 등을 경험하는 환자를 말한다.
2일(현지시간) 사노피 발표를 보면 HERCULES 연구에서는 1차 평가변수 충족에 성공했지만, 나머지 두 연구인 GEMINI 임상에선 효과 확인에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GEMINI 연구 결과 톨레브루티닙은 최대 36개월의 평가기간 동안 비교약제인 '오바지오'를 능가하는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
사노피 연구개발(R&D) 개발 책임자인 휴만 아쉬라피앙 박사는 "이차 진행성 다발성 경화증 치료를 위한 약물 옵션이 아직 없는 상황"이라며 "회사는 임상에 성공한 비재발성 이차 진행성 다발성 경화증 치료에 초점을 맞춰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청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톨레브루티닙이 난관에 부딪힌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년 전에도 미국 FDA는 톨레브루티닙의 간 손상 사례와 관련해 해당 세 건의 임상시험에 환자 등록을 보류하기도 했다. 당시 사노피는 "사례를 계속해서 모니터링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우려할 만한 사안은 없었다"고 밝혔다.
현재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시장에는 BMS '제포시아', 로슈 '오크레부스' 바이오젠 '텍피데라', 사노피 '오바지오'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