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슈가, BTS 퇴출? 용서 명언 10개

[이성주의 건강편지]

2024년 09월 02일ㆍ1636번째 편지


“제가 대체 왜 제가 대체 왜 술을 마시고 연애를 한 건지 너무나도 후회가 되고 하루하루 계속해서 제 잘못을 곱씹으며 반성하고 있습니다.”

피겨 국가대표였던 이해인이 해외전지훈련 때 술을 마시고 후배 선수의 목에 ‘키스 마크’를 남긴 ‘죄’에 대해 대한체육회에 재심을 청구하면서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죠? 이해인은 “좋아한 사이였고 성추행 누명은 벗고 싶다”고 했지만 재심은 기각됐습니다. 남자 후배가 곤란한 상황인 듯하지만, 이게 과연 3년 아이스링크를 못 디디게  할 문제인지 이해할 수 없네요. 젊었을 때부터 자연스러운 감정에 대해 죄의식을 심기면 누가 사랑을 할 수 있을지, 지금 시기에 금욕 규정을 어긴 것에 대해 무거운 징벌을 하는 것이 옳은지···.

그 며칠 전에는 ‘K팝 국대’ BTS의 슈가가 술 마시고 전동 스쿠터를 탄 혐의로 경찰서 앞에서 고개 숙여 사과했습니다. 해외 언론에선, 국내에선 슈가의 BTS 탈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던 반면, 외국에선 “실수를 사과했으니 용서하자”는 여론이 높다고 보도했습니다.

제 눈에는 우리나라의 도덕주의, 엄숙주의의 단면으로 보입니다. 국내외 여러 학자들이 지적했듯, 한국은 유난히 도덕을 따지는 나라입니다. 심지어 지폐에서도 경제와 관계있는 인물은 없고, 율곡 퇴계 신사임당 등 조선시대 유학자 중심입니다. 그렇다고 한국인이 세계적으로 도덕적일까요?

이른바 ‘여론 재판’이 법제도의 불공정을 벌충하는 순기능도 있지만, 그것이 지나쳐서 ‘실수’에도 돌팔매질이 횡행한다면 구성원들 전체가 숨막히고 피로해지겠죠? 사람은 누구나 이런저런 잘못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양심적인 사람은 늘 괴롭고, 되레 뻔뻔한 사람이 자신 있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요?

누군가 잘못하면, 그것을 타산지석 삼아 자신의 행동에 나침반으로 삼는 사람과 물 만난 물고기처럼 상대방을 공격하는 사람 중 누가 성숙한 사람일까요? 성역에 대해 용기 있게 비판하는 것과 자신의 잘못 또는 실수를 깊이 반성하는 사람에게 집단적으로 또는 뒤에서 돌을 던지는 것이 구분돼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나라에 용서와 관용이 부족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우리끼리 공격해야만 살 수 있었던, 불행했던 역사의 유산일 수도 있고, 극소수 강성주의자의 목소리를 지나치게 대변하는 일부 언론의 문제일 수도 있을 겁니다. 자신감 있게 용서를 주장하는 용기 있는 사람이 적어서일 수도 있겠지요.

정신건강의학과 심리학에선 무관용과 비난을 투사(投射)로 설명합니다. 자신에게도 있는 문제를 남에게 전가시켜 마음의 짐을 더는 ‘도피기제’라는 것이지요. 콤플렉스가 심할수록 투사로 문제를 해결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우리나라에선 병자호란이 끝나고 청나라를 탈출해 귀국한 여성들에게 ‘화냥년’이라는 올가미를 씌워 돌팔매질 한 것은 투사가 외적으로 집단화된 대표적 사례이겠죠? 도덕, 정의 등 윤리를 내세우는 사람들이 자기 생활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은 주위를 둘러봐도 쉽게 알 수 있고 정치권에서는 거의 매일 극명히 보여주고 있지요. 대한체육회도 자기 영역에 자신감이 있다면 이런 징벌을 하진 않았을 것 같은데···.

그러나 용서를 실행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렵습니다. 하지만 어떤 사회이든 용서와 관용이 퍼질 때 구성원의 삶이 더 여유로워지고 윤택해질 겁니다. 용서에 대한 명언 10개를 골라봤습니다. 여러분은 누군가를 용서할 수 있는, 자신감 넘치고 큰 삶을 펼치고 있겠지요?

“관용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인간애의 소유이다. 우리는 모두 약함과 과오로 만들어져 있다. 우리는 어리석음을 서로 용서한다. 이것이 자연의 제1법칙이다.” -볼테르

“(역사에선) 아는 체하고 혹평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랑하고 인내하며 용서할 줄 아는 사람이 늘 승리했다.” -헤르만 헤세

“용서는 용서하는 사람에게 어마어마한 혜택을 주기 때문에 이기적에 가까운 행동이다.” -라와나 블랙웰(미국의 소설가)

“용서하라. 그리하면 너희도 용서받는다.” -누가복음

“용서는 어떤 관계에서도 사랑의 최고 형태라고 믿는다. 미안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강한 사람이며, 용서하는 사람은 더욱더 강한 사람이다.” -욜란다 하디드(미국의 모델 출신 방송인)

“용서는 과거를 변화시킬 수 없다. 그러나 미래를 풍성하게 만든다.” -폴 보스(미국의 영화 프로듀서)

“더 많이 알수록 더 많이 용서한다.” -캐서린 대제(러시아의 여제)

“약한 사람은 절대 누군가를 용서할 수 없다. 용서는 강한 사람의 특성이다.” -마하트마 간디

“남들에겐 많은 용서를 베풀되, 스스로에겐 그러지 말라.” -데시무스 아우소니우스(로마의 시인)

“어리석은 자는 용서하지도 잊지도 않는다. 순진한 자는 용서하고 잊는다. 현명한 자는 용서하지만 잊지 않는다.” -토머스 사즈(미국의 정신건강의학자)

아직 더위가 머뭇거리고 있지만, 어느덧 9월이네요. 9월 첫 주를 여는 오늘, 닐 다이아몬드의 명곡 ‘September Morn(9월의 아침)’ 준비했습니다. 1979년 발표된 노래의 2002년 공연실황입니다. 환갑이 넘은 명가수의 공연을 다양한 연령의 팬들이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네요.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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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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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91*** 2024-09-03 10:36:22

      국개의원들은 온갖 도둑질 나쁜짓 다하는데 술마시고 자전거보더 작은 스쿠터 탄거로 마녀사냥까지 하는게 과연 국민정서 일까...선전선동하는 관계자들이 문제가 아닐까. 사고를 낸것도 아니고 혼자 자빠진것을 이토록 집요하고 악랄하게 물어뜯는게 한국의 도덕심인지...정말 어이가 없다 국회의원 300명 보좌관9명 도의원 시의원 나라망치는 것들이나 줄이고 없애자고 선동하면 좋겠다. 이슈만 있으면 악법이 준법이 되는 법안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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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oy*** 2024-09-02 10:21:23

      우리나라가용서와 관용이 부족하다고요?우리나라 사법부만큼 범죄자에게 용서와 관용이 넘치는 나라도없을겁니다 그러니 국민들이라도 벙죄 자에게 엄정하게 바판해야하지않겠나요? 모가 수처 럼 팬들이 그의 범죄사실마저 인정하지 않고 그저 용서하라고 압박하는건 민주시민의 자세가 아닙니다 연예인이나 예술인 체육인등을 좋아하고 응원하는거야 본인의 자유지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그가지은 죄까지 무조건 덮고 넘어가라하는건 올바른 민주시민의식이 아닙니다 법은 모두에게 똑같이 평등해야합니다 김호중이든 슈든 장삼이사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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