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 생기고 몇 주 만에 사망한 70대…몸 어디에나 생길 수 있는 희귀암?
희귀암 지방육종, 어느정도 진행 전까지는 뚜렷한 증상 없어 진단 늦어지는 경우 많아
런던에 살던 70대 남성이 몸에 생긴 혹을 발견한 후 불과 몇 주 만에 사망했다.
29일(현지시각) 영국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스티브 토스트데바인(77)는 작년 5월부터 건강에 이상을 느꼈다. 다리 통증이 심했고, 허벅지에 혹이 생기기도 했다. 스티브의 아내 준은 “매일 하던 개 산책만으로 그가 피곤함을 심하게 느꼈다”며 “허벅지에 생긴 혹도 점점 커졌다”라고 말했다.
병원을 찾은 그는 몸에 생긴 혹이 뼈나 조직에서 자라는 암의 일종인 육종일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후 정밀 분석을 기다리는 동안 스티브는 병원에서 일주일을 지냈고, 병원의 권고에 따라 퇴원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온 그의 상태가 더 심각해졌다. 준은 “스티브가 고통스러워서 비명을 질렀고, 그의 배가 돌처럼 딱딱해졌다”며 “허리 아래부터 아무런 감각도 없었다”라고 전했다.
이후 준은 의사를 불렀고 의사와 간호사들이 스티브의 집을 찾았지만, 그는 결국 집으로 돌아온 지 11일 만에 사망했다. 그리고 그의 장례식에서야 그가 지방육종을 앓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준은 “스티브가 더 일찍 진단을 받았다면 기회가 있었을 것”이라며 “육종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 몸에 혹을 발견했다면 즉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희귀암 지방육종, 진단 늦어지는 경우 많아
스티브의 목숨을 앗아간 지방육종은 전체 암의 1% 이하를 차지하는 연부조직육종의 하나로 희귀암이다. 뼈, 연골, 근육, 지방, 혈관, 신경 등을 구성하는 세포들에서 발생한 암을 육종이라 한다. 연부조직육종은 이 중에서 근육, 지방, 혈관, 신경과 같이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조직을 구성하는 세포들에서 발생한 암이다.
지방육종은 종양의 크기가 커질 때까지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받는 환자가 다수다. 지방육종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 생존율이 약 5~10년으로 예후가 상당히 나쁜 편이며, 전이 부위가 클수록 절단하는 신체 부위가 많아 환자의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만약 몸에 없던 혹이 새로 생기고, 계속해서 자라거나 그 주변 부위에 통증이 발생한다면 지방육종을 의심해야 한다. 대변에 피가 섞여 있거나 검은색 변을 보고, 피를 토하거나 복통, 경련이 일어나는 것도 지방육종의 증상일 수 있다.
지방육종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확실한 치료법은 종양 조직의 완전한 수술적 절제다. 수술 치료 후에는 방사선치료 또는 항암화학요법을 통해 재발과 전이를 줄이고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재발을 조기에 발견하려면 수술 후 처음 2년간은 3개월마다, 이후 2~5년 사이에는 6개월마다, 그 뒤로는 매년 CT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